매일신문

대구도축장 폐쇄 보름째…큰 혼란 없는 경북 양돈농가

"미리 분산출하한 덕분"…고령에는 모돈 계류장 증설
부산 울산 경남에 시설 증축…지역 농가엔 운송비 지원도

지난 1일 대구 북구 검단동 축산물도매시장에서 시 관계자들이 시설 폐쇄 조치를 하고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축산물도매시장 후적지는 도시철도 4호선 차량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 1일 대구 북구 검단동 축산물도매시장에서 시 관계자들이 시설 폐쇄 조치를 하고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축산물도매시장 후적지는 도시철도 4호선 차량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축산물 도매시장(이하 대구도축장)을 폐쇄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경북 대다수 양돈 농가는 큰 혼란을 겪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운영 중단이 예고된 이후 선제적으로 타 지역 도축장으로 분산 출하를 유도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6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들어 대구도축장이 폐쇄 직전인 지난달까지 처리한 모돈 도축 물량은 전년 1분기(1만203마리) 대비 5천499마리(53.8%) 감소한 4천709마리다.

같은 기간 경북 고령도축장(농협 고령축산물공판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89.9%(1천187마리) 늘어난 모돈 2천508마리를 도축했다.

경북도는 대구시가 지난해 초 도축장 폐쇄를 발표한 뒤로 고령도축장과 경남 부경공판장(부경양돈농협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 충북 음성축산물 공판장 등으로 모돈 출하 물량을 분산 조치했다.

모돈은 삼겹살 등을 얻고자 기르는 규격돈(체중 115㎏ 안팎)과 달리 번식용으로 평생 기르는 몸 길이 2m, 체중 200~300㎏의 어미 돼지다. 역할을 다하고 도축하면 양념갈비와 돼지국밥 등 국거리용으로 판매한다. 덩치가 너무 큰 탓에 별도 도축시설을 갖춘 도축장에서만 잡을 수 있다.

현재 지역 내 규격돈 도축장은 6곳이지만, 모돈 도축장은 고령도축장이 유일하다. 이곳은 대구도축장을 닫은 뒤로 하루 평균 100여 마리 모돈을 처리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곳 도축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지난달 18일 모돈 도축시설(계류장)을 증설했다. 경매단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모돈 중매인도 6명으로 늘렸다.

부산·울산·경남 등의 도축 물량을 수용하는 부경공판장도 기존 하루 평균 모돈 도축 물량(250마리)에 최대 200마리를 더 수용할 수 있도록 시설 증축 등을 마쳤다.

안동축산물공판장 조감도. 경북도 제공
안동축산물공판장 조감도.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올 연말 안동축산물공판장(안동시 서후면)의 모돈 도축·육가공시설 증축을 마치면 여기서만 하루 평균 모돈 200마리를 도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하루에 소 200마리, 규격돈 등 일반 돼지 2천마리, 염소 50마리 등을 도축하고 있다. 도는 증축을 위해 국비 50억원 등 총 사업비 168억원을 투입한다.

도는 또한 예산 12억원을 편성해 타 시·도 도축장을 이용하는 지역 양돈농가에 1마리당 5만원의 도축운송비를 지원하는 등 농가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다행히 대구도축장 폐쇄에 따른 큰 혼란은 없다"며 "출하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등 양돈 농가의 불편을 덜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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