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정부 파운드리 지원금 규모 확정···첨단 반도체 시장 새로운 국면

삼성전자 보조금 64억 달러 확보 텍사스주 공장 투자규모 400억 달러로 확대
애플·엔비디아·퀄컴 등 반도체 '큰 손' 고객사 시너지 효과 기대감 ↑

미국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 지급하는 보조금 규모를 확정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기업의 설비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반도체법에 따라 미국 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과 연구개발(R&D)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에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보조금 64억달러(약 8조9천억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설립하는 파운드리 투자 금액을 17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확대했다. 새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후공정 패키징 시설과 함께 첨단 R&D 시설도 신축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에게 보조금 85억달러와 대출 110억달러 등 총 195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인텔에 미국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은 반도체법에 근거한 자금지원 계획 중 최대 규모다.

또 미국 정부는 TSMC에 보조금 66억달러와 저리대출 50억달러를 포함해 총 116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TSMC도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설비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TSMC는 이미 400억 달러를 들여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팹(Fab·반도체 공장) 두 곳을 건설 중이다. 2021년 첫 번째 팹을 착공한 데 이어 지난해 두 번째 팹 건설을 시작했다.

미국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확충해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첨단 반도체의 20%를 미국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특히 미국에는 애플, 엔비디아, 퀄컴, AMD, 브로드컴 등 파운드리의 고객사인 세계 유수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지능형반도체(PIM) 등 AI용 고성능 차세대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에 대규모 지원을 받는 파운드리 기업들은 미국에 생산기지 설립으로 고객사 확보 및 수주가 용이해졌다. 특히 한국 반도체 업계는 D램 등 메모리 분야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어 더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엔비디아는 AI 연산작업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용 HBM을 SK하이닉스로부터 공급받아 TSMC에 패키징을 맡기고 있다. 향후 HBM 강자인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조금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천만 달러를 투자해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 기준에 따르면 팹당 최대 30억달러, 프로젝트 총비용의 15%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 공장 건설로 받을 수 있는 보조금 규모는 최대 5억8천50만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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