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로 뻗어가는 구미산 유도무기…K-방산 수도 위상 드높여

한국-루마니아 정상회담, 대규모 수출 청신호

해안으로 고속 기습 상륙하는 다수의 적 공기부양정을 정밀타격하는 유도무기 '비궁'. LIG넥스원 구미하우스에서 생산된다. LIG넥스원 제공
해안으로 고속 기습 상륙하는 다수의 적 공기부양정을 정밀타격하는 유도무기 '비궁'. LIG넥스원 구미하우스에서 생산된다. LIG넥스원 제공
지난 19일 경북 북부지역에 배치된 공군의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Ⅱ' 포대 장병들이 발사대 작동 절차를 훈련하기 위해 뛰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경북 북부지역에 배치된 공군의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Ⅱ' 포대 장병들이 발사대 작동 절차를 훈련하기 위해 뛰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루마니아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구미산 무기체계의 대규모 추가 수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이라크 등 중동 지역에 이어 이번에는 '유럽'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지난해 말 우리의 신궁 미사일 수출에 이어 양국 간 여러 제품의 방산 협력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전략적 동반자인 한국이 루마니아의 군 현대화 사업에 적극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궁'은 LIG넥스원 구미사업장에서 생산된다. 우리나라는 루마니아로부터 지난해 11월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신궁'을 수주한 데 이어 다양한 무기체계 수출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방산업계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구미산 무기체계의 루마니아 대규모 추가 수출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루마니아는 러시아와의 전쟁 가능성에 대비해 우리나라의 최첨단 무기체계를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구미 방산기업 양대산맥인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말 루마니아의 대공미사일 사업 수주전에 뛰어든 상태다.

루마니아 정부는 지난해 42억달러(약 5조5천억원) 규모 차세대 중단거리 대공방어체계 사업을 공개 발주한 바 있다. 루마니아는 5년간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중단거리 방공미사일 41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거론되는 유도무기는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II',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휴대용 대공미사일 '신궁' 등 구미산 대공 방어체계다.

이 가운데 베스트셀러 천궁-Ⅱ는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발사대, 유도탄으로 구성된다. 유효사거리 40㎞, 요격고도 25㎞에 달하며 적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쓰여 '한국형 패트리어트'로 불린다.

현궁은 적 전차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3세대 대전차 유도무기다. 휴대 및 차량거치 운용이 가능하다. 반응 속도가 매우 빠를 뿐만 아니라, 명중률과 위력이 탁월하고 발사할 때 화염이 적어 사수 위치가 노출될 가능성도 낮다.

신궁은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를 요격하는데 주로 사용되며, 명중률 90%대를 자랑한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입찰에서 LIG넥스원의 유도무기가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가 월등한 데다 납기도 다른 경쟁체계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구미에서 생산하는 무기체계가 중동 국가에 이어 동유럽 국가인 루마니아 계약에도 성공하면 총 수출 규모는 1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이다.

중동 국가들도 추가 수입을 검토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금까지 10포대 분량의 천궁-Ⅱ를 도입했는데, 국토 면적을 고려하면 24~30포대까지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밖에 이라크도 천궁-II 신규 도입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에서 생산되는 LIG넥스원의 유도로켓탄 비궁의 미국 수출 성사 여부도 주목된다. 세계 최대 국제 해군 훈련인 '환태평양 훈련 림팩(RIMPAC)'에서 진행되는 시험 발사에 통과하면 연내 수출 계약이 확정된다.

구미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을 상대로 무기를 판매한다는 것은 최정상급 기술력을 증명한 것"이라며 "구미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방위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