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렌드 경제] 고물가 시대 주목받는 '구독 경제'

LG전자 가전 구독 라인업 확대 … 구독 사업 매출 1조 육박
배달의 민족 '배민클럽' 출시 배달앱 3사 구독 경쟁 본격화
G마켓·네이버플러스 등 이커머스 멤버십 혜택 강화

KPR 인사이트 제공
KPR 인사이트 제공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정해진 기간에 물품 혹은 서비스를 제공받는 '구독 경제'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매일 아침 배송되는 신문부터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까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됐다. 소유가 아닌 다양한 경험과 실용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다.

최근 고(高)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구독 경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회원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서다. KPR 인사이트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SNS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물가지수가 오를 때 구독서비스 관련 검색 및 언급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시대 소비자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실용적인 구독 서비스를 살펴본다.

LG전자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2023에서 선보인 LG ThinQ Home 전시 공간. LG전자는 가전제품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2023에서 선보인 LG ThinQ Home 전시 공간. LG전자는 가전제품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 LG전자 구독 서비스 확대

가전제품 시장을 선도하는 LG전자가 구독 서비스를 확대해 관심이 쏠린다.

LG전자는 가전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은 물론 지난해 하반기부터 TV 구독이 가능해졌다. 이밖에 정수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 가전과 노트북을 비롯한 IT 제품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사용기간은 3년에서 최대 6년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가구 구성원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경험하는 것은 물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개인마다 다른 생활 환경, 선호도 등을 고려한 옵션 선택도 가능하다.

LG전자는 구독 서비스 이용시 전문가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는 계약 기간 중 제조상 결함으로 인한 수리, 교환 등이 필요한 경우 무상 AS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공기청정기, 청소기, 정수기 등 자가 관리가 가능한 제품을 이용할 때 소모품 정기 배송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장기간 대여가 가능한 맞춤형 서비스를 마련해 월 구독료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금리, 물가 부담으로 대형가전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예비부부 등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의 구독 부문 실적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구독 사업 매출은 9천628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최근 5년간 구독 매출 성장률 27%로 집계됐다. 향후 국내 시장을 넘어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구독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배달의 민족 제공
배달의 민족 제공

◆ 배달앱도 구독 경쟁 본격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가 구독제 서비스 '배민클럽'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본 혜택은 알뜰배달 배달팁 무료, 한집배달 배달팁 할인 등으로 한집배달 배달팁은 1천원이 최대치가 된다.

가게가 설정한 최소 주문액 이상이면 1인분만 주문해도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다른 쿠폰을 동시에 사용해 추가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음식 배달 외에도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B커머스 이용 시에도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구체적인 서비스 이용 방식과 요금 등은 추후 안내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을 출시했고 요기요의 경우 '요기패스X'를 운영 중이다. 배달의 민족이 구독제 시행을 예고하면서 배달 3사의 구독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츠는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월 요금 7천890원)을 대상으로 묶음배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요기요는 월 4천900원에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요기요는 지난해 월 구독료를 9천900원에서 4천900원으로 인하했고, 현재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월 2천9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요기요는 배달 구독 서비스 도입 후 가입자 수, 배달 건수가 증가했다. 요기요 운영사인 위대한상상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2천857억원으로 전년(2천640억원) 대비 8.2% 증가했으며 영업손실은 655억원으로 전년(1천116억원)보다 41.3% 줄었다.

배달앱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배달비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배달앱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업체들이 늘어난 비용 부담을 수수료 인상 등으로 외식업주에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마켓 제공
지마켓 제공

◆ 이커머스 멤버십 혜택 강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들도 고객 확보를 위해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멤버십 혜택을 대폭 강화해 저가 경쟁에 불을 지핀 것이다.

신세계그룹 계열 플랫폼인 G마켓은 상반기 최대 쇼핑 축제인 내달 '빅스마일데이'(5월 7∼20일)를 맞아 파격적인 멤버십 추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멤버십인 유니버스클럽 연회비를 기존 3만원에서 4천900원으로 낮추고 1년 무료 연장해주는 혜택에 더해 가입 시 1만원의 현금성 캐시(스마일캐시)를 준다.

연회비 결제 시 G마켓의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인 '스마일카드'를 사용하면 추가로 스마일캐시 4천900원을 지급한다. 가입비의 최대 3배를 되돌려주는 셈이다. 또 빅스마일데이 기간 중 멤버십 전용 '특가딜'을 열어 추가 할인 쿠폰 등 다양한 구매 혜택을 제공한다.

네이버는 6개월 내 멤버십 가입 이력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3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다음달 30일까지 진행한다. 프로모션 기간 가입한 고객은 월 4천900원씩 3개월간 1만4천700원을 아낄 수 있다.

또 오는 7월15일까지 석 달간 모든 멤버십 이용자에게 '네이버 도착보장' 태그가 붙은 상품을 1만원 이상 결제할 때 사용 가능한 배송비 할인 쿠폰(3천500원)을 매일 지급한다. 2020년 출시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회원에게 쇼핑·예약·여행 영역에서 최대 5% 포인트 적립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컬리는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에게 3개월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월 이용료 1천900원을 내면 매달 2천원을 적립금으로 돌려주고 할인 쿠폰과 구매 적립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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