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누도' 후폭풍? 경기북도 분도 반대 청원 1만명 돌파

김동연 경기도지사 반드시 답변해야

5월 1일 경기도민청원 홈페이지에는
5월 1일 경기도민청원 홈페이지에는 '평화누리자치도(경기북도 분도)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날 오후 10시 50분 기준으로 1만3천867명의 동의가 모였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의 새 이름인 '평화누리특별자치도'가 발표된 1일 당일, 기존 경기도에서 경기북도를 분도하는 것에 대한 반대 청원이 올라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답변 요건인 1만명의 동의가 모였다. 이에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답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김동연 지사의 답변이 어떻게 나올지 시선이 향하는 가운데, 아직 한달이나 남은 청원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동의가 모일지에도 눈길이 향하게 됐다. 평화누리특별자치도라는 명칭에 대한 반감 여론이 경기북도 분도 자체에 대해서도 반대 여론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경기북도 분도에 대해 잘 몰랐던 지역민들도 평화누리특별자치도 명칭 발표를 계기로 관심을 보이며 대체로 반대 여론에 편승하는 상황이 관측된다.

▶1일 경기도민청원 홈페이지에는 '평화누리자치도(경기북도 분도)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날 오후 10시 50분 기준으로 1만3천867명의 동의가 모였다. 즉, 김동연 지사가 반드시 답변해야하는 1만명 요건을 충족한 것이다. 이는 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청원들 중 동의가 가장 많이 모인 것으로, 그 다음으로 많은 청원(임진-한탄강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 폐기물처리업체들의 난립을 경기도가 막아주세요)은 2천여명의 동의가 모여 답변 요건 충족 자체가 불확실한 것과 비교된다. 즉, 경기도내 이슈들 가운데 엄청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경기 남양주시 거주자라고 밝힌 청원인은 "금일 경기북부에 대한 새 이름으로 '평화누리특별자치도'를 발표한다고 들었다"며 "이 분도가 주민들 의견을 반영한 것이 맞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저를 비롯해 이웃 주민 대다수가 경기북도 분리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특히 "'평화누리특별자치도'(라는) 이름부터가 이념주의의 찌든 종북팔이 명칭"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는 시대에 역행하고 있으며 코미디 프로에서나 풍자당할 우스꽝 스러운 이름이기도 하다"고 이날 발표된 경기북도의 새 명칭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청원인은 "인구소멸의 시대에 행정력을 나눌 명분이 빈약하다. 분도에 따른 세금(비용)의 낭비도 있다. 경기북부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빈약하다. 군사지역 및 그린벨트로 면적의 40% 이상이 묶여있는 (경기도)북쪽에 어느 기업이 투자할 것인지(의문스럽다). 도로의 확충이나 국가 지원 등 청사진 따위도 없다. (경기도)남부는 더 발전할 것이고 북부는 위와 같은 근거로 더 낙후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러한 사유로 분도를 반대하니 적극 반영해 주시고, 지역 분리 정책을 즉각 멈추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 의정부시 소재 경기도청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김동연 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 이름 대국민 보고회'에서는 앞선 공모전에서 당선된 경기북도 새 이름 '평화누리특별자치도'가 발표됐다.

공모전에는 모두 5만2천435건이 접수, 신정임 씨가 제출한 '평화누리'가 대상(상금 1천만원)을 차지했다. 신정임 씨는 경기도민이 아닌 대구 거주 91세 여성으로 알려졌다.

현재 평화누리특별자치도에 대해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해당 명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하게 번지고 있다. 그러면서 '평누도'라는 약칭도 언급되고 있는데, 부정적 여론을 기반으로 멸칭의 뉘앙스가 짙게 감지되고 있다.

경기 파주시 임진각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전경. 파주시 홈페이지
가톨릭서울대교구가 운영하는 장례서비스(상조) 업체인
가톨릭서울대교구가 운영하는 장례서비스(상조) 업체인 '평화누리' 홈페이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 '평화누리' 명칭 사용 사례

▶'평화누리'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발표 행사 개최 장소가 경기도청 북부청사 본관 2층 소재 평화누리홀이라는 점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또한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김포~고양~파주 등을 잇는 '평화누리길', 천주교서울대교구 운영 상조업체 '평화누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 행사에서 주로 쓰는 슬로건인 '평화누리' 등과 같아 역시 관심이 향했다. 아울러 임진각 인근 캠핑장, 대북 활동 관련 민간단체 등의 이름에서도 확인된다.(매일신문 5월 1일 '경기북도 새 이름 '평화누리', 캠핑장·상조업체 명칭과 통일교 슬로건에도?' 보도)

이처럼 이미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흔히 쓰이고 있는, 즉 '지역색'이 있는 명칭을 지자체명으로 적절히 반영했다는 평가와, 기존 단체·업체 등 명칭과의 혼선이나 오해가 생성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다.

경기도 지도. 경기도청 홈페이지
경기도 지도. 경기도청 홈페이지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8개시(고양시, 의정부시, 파주시, 양주시, 구리시, 남양주시, 동두천시, 포천시)와 2개군(가평군, 연천군)으로 구성된다.

인구는 올해 2월 기준으로 약 356만명이다. 이는 부산광역시(328만명)와 경상남도(324만명)도 넘어서는 수준이다.

경기도 전체 인구는 1천363만명인데, 분도가 이뤄지더라도 경기남도(가칭)는 인구가 1천만명이 넘어 서울특별시(938만명)를 제치고 시·도 전체 1위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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