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명 대표가 나보고 형님이 적격" 의장선거 전날 '명심 대결'

명심 마케팅에 민주당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7일 하남시 위례스타필드시티 앞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7일 하남시 위례스타필드시티 앞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6일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맞붙는 우원식 의원과 추미애 당선인이 각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본인한테 있다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2대 총선 당선인 대부분이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만큼, 명심을 앞세워 이들의 표심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15일 민주당에 따르면 16일 22대 국회 민주당 전반기 국회의장단 선거가 진행된다. 당초 6선 추 당선인·조정식 의원과 5선 우 의원·정성호 의원 등 4명이 출마했으나, 조 의원과 정 의원이 불출마했다.

이에 따라 우 의원과 추 당선인 간의 양자 대결이 펼쳐지는 가운데, 이들의 '명심 마케팅' 경쟁도 최고조에 이른 모습이다.

우 의원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가 자신을 향해 "'국회는 단호하게 싸워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정감 있게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형님이 딱 적격이다, 열심히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추 당선인도 지난 13일 의장 선출과 관련해 이 대표와 여러 차례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특히 이 대표가 자신에게 "순리대로 갔으면 좋겠다", "잘 좀 해줬으면 좋겠다" 등 발언을 했다고 한다.

통상 국회의장 후보 선출 시 선수(選數)를 가장 중시해 온 관례가 있는 만큼, 정계 일각에서는 6선의 추 당선인이 5선의 우 의원보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7일 국회에서 국회의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7일 국회에서 국회의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우 의원은 당내에서 '추미애 의장 추대론'이 힘을 받는 것과 관련해 "개혁 국회, 혁신 국회를 하자면서 느닷없이 선수, 관례 얘기를 하는 게 이상하다. 나이는 내가 제일 많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회의장 경선을 앞두고 조정식 의원이 추 당선인을 지지하며 후보 단일화를 한 데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우 의원은 "두 분의 단일화는 제가 제일 세니까, 6선들이 둘 다 떨어지면 어떡하나, 5선한테 지면 어떡하느냐고 해서 합친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한편 당내에서는 입법부 수장이자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을 정하는 경선 과정에서 '명심 마케팅'이 지속되는 모습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지원 당선인은 "권력 2인자인 국회의장이 되려는 사람들인데 이재명 대표를 너무 일방적으로 팔아먹었다"며 "명심팔이하는 것은 다 거짓말"이라며 노골적으로 지적했다.

4선 중진인 우상호 의원 또한 최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중진 의원들이 중간에 '드롭'하는 모양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 어떤 권유를 받아서 중단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를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결정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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