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뒤집어진 국회의장 후보 경선 판세…'명심' 마지막에 급변침했나?

추미애, 선거 기간 내내 '명심' 앞세워 대세론…실제 결과는 패배
21대 국회 의정 공백 속 당선자들과 소통 부족 지적도…'명심'만 계속 강조
우원식, 최다 선 의장 선출 관례 깨고 승리…"이재명 대표와 긴밀히 소통하며 일할 것"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후보(가운데)와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학영 후보(오른쪽)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후보(가운데)와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학영 후보(오른쪽)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총회 투표에서 우세가 예상됐던 추미애 당선인이 우원식 의원에게 패배하자 '명심'만 앞세운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민주당에 따르면 추 당선인은 최근까지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자신에게 있다며 '명심'을 강조해 왔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조정식·정성호 의원이 지난 12일 후보에서 물러나는 등 '명심'의 교통정리로 판세는 기운 듯했고 친명계는 낙승을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이를 두고 추 당선인이 이재명 대표의 의중, 이른바 '명심'에만 너무 치우친 나머지 실제 투표권을 가진 의원들에 대한 마음을 제대로 읽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추 당선인의 정치 스타일이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본다. 대표적인 대여 강경론자인 추 당선인은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일각에선 '독불장군 정치'라는 비판도 받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초선보다는 추미애 당선인을 잘 아는 기존 의원들의 표가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다"며 "과거 독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겪어본 의원들은 '명심'을 호소해도 선뜻 표를 주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추 당선인이 '명심'을 호소했지만 언제든 이 대표와 의견이 맞지 않을 시 공격할 수 있다는 강경파 이미지가 친명계에게 되레 리스크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당내 최대 세력인 운동권 출신으로 원내대표 외에는 궂은일을 도맡아온 우 의원에 반면 추 당선인은 판사 출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영입돼 탄탄대로를 거쳐 당 대표까지 역임,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배경도 결과에 한 몫한 것으로 보는 이들도 적잖다.

무엇보다 선거 막판, 원내를 장악한 친명계가 명심으로 국회 수장까지 거머쥘 경우 그야말로 친명 일색이 된다는 부담감도 의원들 및 당선자들의 투표에 고민을 던지면서 우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여권 관계자는 "추미애 당선인이 선출됐을 경우 정부의 실정 대신 악연이 깊은 두 사람의 갈등만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선자들에게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당원들은 강성 친명을 뽑아서 윤석열 정권과의 싸움에 전면 나서기를 바랐지만, 당선인과 국회의원들 입장에서는 추미애 당선인에 대해 불신감이 상당히 강하게 형성돼 있다"며 "의원끼리 뽑는 선거는 일반 당원 및 국민 정서하고 달리 친소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 당 대표도 하고 법무부 장관도 했던 추 당선인의 과거 정치 행보에 대해 다수 동료 후배 의원들이 불만과 서운함 또는 비판적인 여론이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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