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대서 터진 집단 성범죄 'N번방' 사건, "성욕 때문에 범행"

경찰 "피해자 61명, 범행 목적은 영리 추구 아니다"

서울대학교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서울대학교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서울대 졸업생이 대학 동문 등을 상대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저지른 가운데, 핵심 가해자들의 범행 동기는 성적 욕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 관계자는 21일 청사에서 취재진을 향해 "피해자 61명 중 특정 대학 졸업생은 12명"이라며 "범행 목적은 영리 추구가 아니라 성적 욕망 해소"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주범들은 금전적 요구는 없었다. 경찰은 주범 박모(40) 씨와 강모(31) 씨가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다"며 "두 사람이 서울대 출신인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설명했다. 범행 당시 박 씨는 졸업생, 강 씨는 대학원생이었던 것이다.

박 씨와 강 씨는 각각 자신의 지인을 범행 대상으로 노리고 졸업식 사진이나 SNS 사진으로 불법 합성물을 만들었다.

특히 박 씨가 불법 합성물 유포를 목적으로 개설한 텔레그램 방은 약 200개다. 이 가운데 실제 합성물이 유포된 대화방은 20개, 실제 제작된 합성물은 100건 정도다. 박 씨는 방마다 최대 50명 정도 입장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적 욕망과 취향이 비슷한 이들을 선별해 입장시켰다. 성향이 맞지 않은 대화를 하거나 대화를 많이 안 하면 강제로 퇴장시켰다"고 했다.

다만 이들 사이에서 유포된 합성물이 외부로 유출된 정황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보안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 '보고 삭제하라', '무덤까지 가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4차례 수사를 하고도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채 사건을 종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일선 서의 여건이 좋지 않았고 익명성이 높은 텔레그램 메신저의 특성상 피의자를 찾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수본에서 일선 서에서 하기 힘든 사건이라고 보고 재수사 지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텔레그램은 수사에 협조해 주는 곳이 아니어서 전세계 경찰이 같은 상황"이라며 "서울청은 여러 수사기법 노하우를 갖고 있어 특정할 수 있었다. 일선 경찰서에서 해야 할 수사는 충분히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잡기 어려운 사건"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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