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직장과 달리 여유있는 일상이나, 안정적 소득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경기 이천 출신인 강상묵(30) 씨는 '청년농부'다. 대학 시절, 장학금 지원을 위해 신청한 농작물 재배 프로그램 참여한 계기로 어느덧 3년 째 경북 문경시 영순면 공동영농단지에서 '고소득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강 씨는 "도시와 다르게 농촌에 살면 맑은 공기라던가, 이런 것만 장점이 아니다"라면서 "물론 맑은 공기도 좋다. 하지만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점, 그러면서도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청년농부를 택한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강 씨의 연간 소득은 4천만원 안팎. 매년 여름에는 콩을, 겨울철에는 양파·감자를 '이모작'하고 있다. 강 씨는 "어르신이 대부분인 농촌은 그간 쌀농사가 대부분이었다"면서 "경북도가 추진한 '농업대전환'을 통해, 이곳에 청년농들이 유입됐다. 이곳에서 다른 청년농들과 공동영농을 통해 쌀농사 대신 고소득 작물을 재배하면서 농촌에는 활력을, 쌀 생산량 조절에 미약하게 나마 기여하는 등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경상북도가 역점 추진하는 '농업 대전환'이 미래 농업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다. 농업대전환의 골자는 규모화·기계화·첨단화를 통한 '소득 배가 실현'에 있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혁신농업타운 조성, 첨단 스마트농업 확산, 미래형 사과원 조성, 가공산업 대전환 등을 집중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혁신농업타운'은 전국최초로 도입한 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 모델이다. 법인을 중심으로 농가는 주주로 참여하고, 경영은 법인에 일임하는 방식이다. 법인은 이모작 소득작물 재배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배당형태로 농가에 지급한다.
지난해 시범으로 선정된 문경 영순지구는 강 씨와 같은 젊은 청년이 주축이 돼 80여 농가가 공동영농법인을 꾸렸다. 이들은 벼 농사만 짓던 일대 110ha에 농지를 규모화 해 이모작을 하는 한편, 노동집약적 개별 영농이 아닌 기계화가 가능한 첨단 농업을 실시하고 있다.
고소득 작물 이모작 재배로 전환한 후 영순지구 내 농업생산액은 24억7천900만원으로 벼 단작 시(7억7천900만원)와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연말에는 참여 농가당 1평(3.3㎡) 당 기본 배당소득 3천원씩 총 9억9천800만원을 지급했다.
농가가 영농활동에 참여할 경우에는 일반 농작업은 9만원(일당), 농기계 작업은 30만원(일당)을 지급하는 등 지난해 총 3억4천100만원의 영농비를 지급했다. 올해는 작황이 좋아 연말이면 추가 배당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의식 영순지구 늘봄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사업추진 과정에서 우역곡절도 많았지만, 법인을 믿어 준 농가에 소득으로 보답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했다.

경북도는 지난해 문경·구미·예천 등에 혁신농업타운을 조성했으며, 올해는 경주·상주·청도에 추가로 조성한다. 또 가을배추, 감자, 수박, 토마토 등 특화품목형 혁신농업타운을 영덕·봉화·청송에 조성한다. 특히, '사과 생산 1번지'인 청송에는 다축형 사과원 재배방식을 도입해 사과 생산 뿐 아니라 농식품 가공 등으로 영역을 확대한다.
한편, 경북도는 23일 문경시 영순면 영순들녘에서 '농업대전환 공동영농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철우 도지사,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시·군 단체장 등이 참석했다.
송미령 장관은 "경북도가 추진하는 '농업대전환'은 농업에 혁신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각 지역에 더 많은 우수사례가 확산돼 농업이 청년에게 매력적인 산업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전국 최초로 시도한 '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 모델'은 농업·농촌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농도(農道) 경북이 앞장서, 대한민국이 농업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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