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이 숨진 훈련병에게 약 24㎏ 완전군장 상태로 육군 규정에도 없는 구보(달리기)를 지시한 것에 대해 고성균 전 육군훈련소장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고 전 소장은 3일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출연해 "훈련병들은 해당 부대에 온 지 9일밖에 안 됐다고 한다. 옷 갈아입고 하면 일주일도 안 됐을 텐데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지시했는지 참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군기훈련을 계급에 따라 다르게 한다"며 "이등병이나 일병은 약하니 완전군장이 안 되고, 상병이나 병장은 숙달되고 체력이 올라와 있어 단독군장으로 구보를 한다"고 했다.

고 전 소장은 일각에서 중대장이 여성인 탓에 사건이 일어났다는 취지의 여론이 형성되는 데 대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남성들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경찰의 경우 선발할 때 남녀가 동등하게 성별 구분 없이 동등한 체력시험을 실시한다는데 군대도 그런 시스템으로 가야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개인의 능력 차이는 있겠지만 훈련병 군기훈련 사망 사건을 성별 문제에 편승해 말하는 것은 우리 군을 위해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고 전 소장은 이 사건의 가해자인 중대장을 영내 대기 대신 귀향 조치한 것에 대해서는 "(이런 사례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군에서 조금 도를 넘는 일을 한 것 같다"며 "사망 사고 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가면서 군사경찰은 지금 수사권이 없다. 경찰이 바로 부대를 마음대로 못 들어오면서 수사가 전체적으로 늦어지다보니 중대장이 걱정돼 그랬을 것 같다"고 추정했다. 군에서는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불안 증세를 보여 전우조를 편성해 관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 전 소장은 이번 사건 원인 가운데 하나로 군 간부들의 능력 저하를 꼽았다. 그는 "군 간부 지원율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였지만 병사 복무 기간이 18개월로 줄면서 장교, 부사관 지원율이 더 떨어졌다"며 "학군사관후보생(ROTC) 후보생의 경우 지원을 안 해 서울 모 대학은 올해 5명이 임관을 했다. 앞으로는 그 추세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관한 숫자가 부족해질 것 같으니 자질이 안 되는 간부를 두는 식으로 가선 군대가 유지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육군 12사단에서는 훈련병 6명이 중대장 지시로 약 24㎏의 완전군장을 한 채 연병장 1.5㎞를 돌고 팔굽혀펴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훈련병은 다리가 인대 근육이 파열돼 시퍼렇게 변하고 검은색 소변을 보는 등 '횡문근융해증'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였다. 열사병으로 쓰러진 훈련병은 민간 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지만 이틀 뒤인 25일 사망했다. 육군은 5월28일 군기훈련 지시의 책임이 있는 중대장과 부중대장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 등의 의견으로 강원경찰청에 이첩했다.

현재 입대 장병 가족이 주로 사용하는 국군 소통 커뮤니티 '더 캠프'의 자유게시판에서 '얼차려'로 불리는 군기 훈련을 받다 숨진 훈련병 관련 글이 잇따라 삭제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수사정보과장 출신 천창수 법무법인 보인 대표변호사는 이날 고 전 소장과 함께 방송에 출연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고 이 자체는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될 문제"라며 "군이 수사권이 없다는 이유로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식으로 모든 것을 경찰한테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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