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첫 국회 본회의 파행에 與·野 '네 탓' 공방

與, "거대 야당 힘 자랑하며 막무가내로 국회 끌고 가"
野, "법대로 본회의 여는 것 언짢다고 하는 것 적반하장"

우원식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이 5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 직후 열려고 했던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동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의 불참으로 반쪽 회동이 되자 아쉬움을 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22대 국회 첫 본회의가 5일 여당의 불참 속에 '반쪽'으로 치러진 것을 두고 여야는 서로 네 탓을 하며 공방을 벌였다. 여야 앞엔 18개 상임위원장직 배분을 둘러싼 줄다리기도 남아 있는 만큼 법정 시한인 7일 자정까지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국민의힘은 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에 앞서 당론으로 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회의 개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의장과 민주당 몫 부의장을 선출하려고 일방적으로 회의를 연다는 이유에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혼자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얻어 민주당을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본회의는 성립할 수 없고 적법하지도 않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거대 야당이 자신들의 힘을 자랑하며 막무가내로 국회를 끌고 간다. 여야가 힘을 합쳐 국회를 운영하고 민생을 챙기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 민의였다고 소리쳤다. 다른 의원은 "여당이 여당다워야 한다"고 고성을 질렀다.

본회의에 불참한 국민의힘은 본회의장 로텐더홀에서 민주당을 비판하는 연좌 농성을 벌였다. 의원들은 "합의 없이 의회 없다", "의회 독주 중단하라", "이재명 방탄·민생 방치 포기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규탄사에서 "22대 첫 본회의조차 의사일정 합의 없이 민주당 일방으로 강행 개최됐다. 의장을 선출하는 선거조차 민주당 의총으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비난했다.

추 원내대표에 이어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의장 표결에 참여할 수 없다는 추 원내대표 논리는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법상 이날 의장을 선출하고 7일까지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는 점을 들어 "민의를 받들어 제대로 국회를 구성하고 민생 회복에 앞장서고자 국회법을 지키자고 누누이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5일까지 의장단을 선출하게 돼 있는데 (여당은) 그런 노력이 부족한 것을 미안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법대로 본회의를 여는 것에 언짢다고 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의 갈등은 이틀을 남겨둔 원 구성 시한이 다가올수록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쟁점은 상임위 가운데 '상원'으로 불리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어느 당이 차지하느냐이다.

국회 관례상 의장을 배출하지 못한 제2당의 몫이라는 국민의힘 주장에 민주당은 단독 171석을 보유한 제1당으로서 법사위원장을 가져가겠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이에 더해 민주당은 대통령실을 피감 기관으로 둔 운영위원회와 방송 관련 입법·정책을 다루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내줄 수 없다는 견해다. 국민의힘은 법정 시한을 넘기더라도 3개 상임위 위원장을 사수하겠다는 자세를 보인다.

이와 관련 문성호 개혁신당 선임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조선시대, 붕당은 요직인 이조전랑 자리를 놓고 정쟁을 일삼았다. 오늘날 거대양당이 법사위 자리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을 국민께서 어떻게 지켜보겠는가. 협치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 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