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식물도 키핑하면서 키우세요"…반려식물 시장 커지자 식물 키핑장도 생겨

대구 수성구 ‘아마존다육’ 식물원…400평대 하우스에 빼곡히 차지한 식물
이용자 40여명대…"한 테이블에 수백 개 다육이 놓고 키워"

다육이를 맡겨서 키우는
다육이를 맡겨서 키우는 '키핑 하우스' 시설인 아마존 다육 식물원이 대구 수성구 사월동에 마련돼 애호가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26일 오전 10시 대구 수성구 '아마존다육' 식물원. 400평에 달하는 큰 비닐하우스에 들어서자 긴 테이블 위로 아기자기한 다육식물이 가득했다. 이곳은 매달 일정 비용을 내고 자신의 식물을 키우는 식물 전문 키핑장이다. 다육식물 등을 키우기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 특수 비닐하우스가 갖춰져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다육이를 맡겨둔 한 고객은 "집에서 키우는 식물들도 있지만 온도와 습도 등에 민감한 식물을 사계절 내내 안심하고 맡겨둘 수 있어서 이용하고 있다"라며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들끼리 키핑장 정보를 주고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려식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다육이 등 반려식물을 키우는 수요가 높아지면서 다육식물을 기를 수 있도록 저렴하게 진열대를 임대해주는 키핑장 사업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반려동물만큼 핫한 시장이 바로 반려식물이다. 지식재산 전문기관인 한국발명진흥회는 국내 실내 농업(식물가꾸기) 시장이 2021년부터 연평균 75%씩 성장해왔고 2026년까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반려동물, 생성AI나 로봇 분야보다 빠른 성장 속도다.

반려식물 성장에 따라 관련 기업들이 투자를 받는 것은 물론 반려식물을 보관하는 '식물 키핑장'도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키핑장을 주로 이용하는 이들은 다육식물을 키우는 '식집사'다. 다육식물은 습도나 온도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아 집에서 키우면 잎이 촘촘하게 자라지 못하고 색도 예쁘게 물들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존다육 식물원을 운영하는 김재민(36) 대표는 "처음에는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판매하는 꽃집이었는데 약 5년 전부터 식물을 대신 맡겨달라는 수요가 늘었다"며 "규모가 점점 늘어 400평 하우스 전체를 키핑장으로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용 방식도 개인보다는 부부나 친구, 지인끼리 두세 명씩 팀을 이뤄 한 테이블을 쓰는 경우가 많다. 연령층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곳 키핑장이 운영되기 시작할 때는 50~60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다육식물이 반려식물로 인기가 많고 재테크 수단으로도 이용되면서 20~30대 고객도 몇 달 사이에 10% 정도 증가했다.

김 대표는 "살아 움직이는 동물을 키우는 일보다는 식물을 키우는 게 접근하기도 좋고 시도하기도 좋아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특히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돼 키우기가 비교적 쉽고 시간이 지날수록 잎이 통통해지고 색이 진해지는 등 상품 가치가 높아지면서 재테크로도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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