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한 달여 만에 '정치력 시험대'에 올랐다. '한동훈표 채 상병 특검법'을 제시하라는 야권의 재촉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당내 반대 기류는 여전한 상황이다.
여기에 조만간 있을 여야 대표회담에서 정치력을 입증하고, 9월 국회를 통해 민생 입법 등 성과를 올려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한 대표로서는 당내 지지를 기반으로 야당과 협상을 원활히 끌고 갈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일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취임 후 한 대표는 기존 '직구'에 가까운 화법으로 문제를 파고들며 공세를 폈던 모습과 달리 다소 신중하고 동의를 구하는 어투를 보인다는 평이 공통적으로 나온다.
한 대표는 지난 23일 당 행사에 참석해 "제가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지지자들이 보기에 제가 잘 싸운다는 점"이라며 "저는 잘 안 참는다. 그런데 지난 한 달간 많이 참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쾌차해서 우리 회담을 생산적으로 이끌어내길 기원한다"고 유화적인 화술을 구사했다.
이를 두고 한 대표가 협상 상대인 야당에 대화를 요청하는 한편, 여권도 포용하는 모습으로 정치력을 높이려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최근 유임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었던 '친윤계'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인요한·김재원 최고위원 등과 개별적으로 식사 회동을 하는 등 포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 내외 조직 관리도 신경 쓰는 모양새다. 여의도 '원외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설치하고,'원외당협위원장 연찬회' 추진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재보궐 선거 후보 공천권을 각 시도당에 위임하기로 최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를 거울삼아, 당시 지도부의 내리꽂기 식 공천과 선거 전략 실패 등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풀이가 나온다.
한 대표의 행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한 대표가 정치력을 극대화하려는 사전 포석을 하는 중"이라며 "하지만 그전에 대야 협상의 고리이자, 당 내 갈등 사안이 될 제삼자 채 상병 특검법 정리가 필요하다. 이달 말에 있을 당내 워크숍 등을 통해 입장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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