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세무사 직업이 과연 사라질까?' 하는 문제가 이슈화됐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직업의 미래'란 보고서에서 세무사를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AI)이 대체할 직업으로 분류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 역시 의사,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 자격사는 미래에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좀 다르다. 세무사는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감성을 가진 전문가로 AI와 다르게 진심을 다하여 고객인 사업자의 의사결정을 도와 준다. 사업자의 파트너인 세무사는 사업체가 커 나갈 때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간다. 세무사는 납세자의 권익 보호와 납세 의무의 성실 이행을 돕는 법적 사명(세무사법 제1조의 2)을 가지고 있다. 시장 한쪽 작은 점포의 구두닦이부터 반찬가게 사장님, 직원이 여럿인 큰 회사 사장님,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세무사는 이들의 세금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준다.
특히 세무사는 수시로 바뀌는 정부 정책이나 경제 흐름 등을 회사 경영과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조언해 준다. 또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의 각종 세제 혜택들을 찾아 세금을 절약하도록 도와주는 멘토가 되어 주기도 한다.
거리를 걷다 보면 '홍길동세무사사무소'라는 간판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세무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조세 불복 대리 업무이다. 갑자기 세금 고지서를 받았을 때, 청심환보다 세무사를 먼저 찾으셔야 한다. 세무사는 고객의 억울함을 풀어 드릴 것이다. 다음은 기장 대행과 세무조정계산서 작성이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회계장부 작성과 세무조정계산서 작성을 세법의 전문가로서 절세 신고로 고객의 재산을 지켜 드린다.
세무 상담 및 자문 컨설팅 또한 세무사의 주요한 업무이다. 자주 개정되어 어렵고 복잡한 세금 문제도 세무사와 상담하면 실타래가 풀리듯 풀릴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무조사 대리 업무이다. 세무조사 통보를 받는다면 누구나 가슴이 철렁할 것이다. 이때 세무사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 줄 것이다.
이 밖에도 각종 재무제표 등 확인 업무와 성실신고확인서 작성 업무 및 비상장주식 평가 업무 등등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세무사는 끊임없이 공부하는 전문가이다. 세무사라는 자격이 취득도 어렵지만 매년 바뀌는 세법을 따라가기 위해 계속 공부하고 실력을 갈고닦아야 한다.
자, 과연 세무사 직업을 AI가 대체할 수 있을까? 물론 반복적인 문서 작업 등의 업무는 AI가 할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세무사의 보조 역할만 수행하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의 말을 빌리자면 "챗GPT와 같은 AI 프로그램은 인간의 언어 구조를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AI는 단지 언어를 이해한 척 흉내 내며 결과를 쏟아낼 뿐, 결국 인간의 언어 구조는 인간만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무사의 강점인 공공성과 책임성 역시 AI가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AI와 공존해야 하는 세상이라면, AI는 세무사의 충실한 '보조'라는 것을 꼭 기억하시고, 고개를 들어 거리에 있는 세무사사무소를 한번 바라보시라. 세무사를 만나는 순간 골치 아픈 세금 고민이 다 사라지고 불행 끝! 행복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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