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차전지 업계가 올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드는 분위기다. 하반기에는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서 실적 반등에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 주춤한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한 4천48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에 따른 공제액 4천660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손실 177억원이 발생했다. 다만 AMPC를 제외한 적자 규모는 직전 분기(2천525억원)에 비해 축소됐다.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실적이 전 분기 대비 개선됨에 따라 AMPC가 전 분기의 4천478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또 공급 물량 확대에 따른 가동률 개선과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 비용 절감 노력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다소 개선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배터리 3사'로 불리는 삼성SDI와 SK온 역시 3분기 실적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는 작년 동기 대비 74.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익성이 높은 소형전지 부문에서 고객사 생산량 감소로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편광필름 사업부 매각에 따른 중단영업손실도 3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지난달 전자재료사업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편광필름 사업을 1조1천210억원에 중국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에 양도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출범 이래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SK온은 이번 분기도 눈에 띄는 반등 요소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온은 지난 2분기 공장 가동률 하락, 헝가리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초기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 4천601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SK온은 최근 희망퇴직과 자기개발 무급휴직을 단행하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을 추진 중이다. 또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을 확보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편, 국내 배터리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CATL, BYD(비야디) 등 중국 배터리 업체는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CATL과 BYD의 합산 점유율은 53.5%(CATL 37.1%·BYD 16.4%)로, 지난해보다 2.1% 포인트(p) 증가했다. 이 기간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4%p 하락한 21.1%를 기록했다.

◆ 내실 다지는 배터리 업계
국내 배터리 업계는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차세대 기술력 강화 등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이후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새 기업 비전 '에너지로 세상을 깨우다'(Empower Every Possibility)를 선포하고, 배터리 제조를 넘어 '에너지 순환 비즈니스'로 사업을 확장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2028년까지 2023년(33조7천455억원) 대비 매출을 2배 이상 성장시키고, IRA 세액 공제를 제외하고도 10% 중반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달성해 안정적인 수익성과 현금 창출 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자동차전지사업부는 캐즘 극복의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2026년까지 글로벌 생산시설 운영 효율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어 2030년에는 기술력과 지역·고객별 맞춤형 대응 전략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궁극적으로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며 지속가능한 세상을 적극적으로 리드할 것"이라며 "수많은 가능성에 도전하며 눈부신 성과를 만들어온 성공 DNA를 바탕으로 더 많은 사업 기회를 만들어 시장을 압도하는 기술 리더십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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