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소헌&소헌컨템포러리(대구 중구 동덕로 18 2층)이 조각들로 공간을 채운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백진기, 문민, 방인균 등 한국 미술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망 조각가 세 명이 참여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자연과 인간, 상상을 소재로 한 미니멀한 조각에서부터 톡톡 튀는 원색 컬러의 팝아트 조각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관람객을 맞이하며, 특히 화이트 큐브 전시장에 공간을 나눠 각자의 색깔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점이 감상 포인트다.
백진기 조각가는 대리석 조각 예술의 본고장인 이태리 카라라에 거주하고 국립 미술학교(L'accademia di belle art di Carrara)에서 수학하며, 알피 아푸아네(Alpi Appuane) 산맥의 거대한 대리석산에 매료돼 대리석 작업을 하게 됐다.
빛과 바람, 물과 땅의 생명력이 고스란히 응축된 돌을 쪼개고 다듬어 만든 그의 조각에는 자연의 근원적 원리와 초월(超越)의 심오한 감각이 더해져 있다. 작가는 변하지 않는 본질적 색상, 고결한 무늬가 살아 숨쉬는 대리석 표면에 무수한 점을 새겨넣고, 때로는 표면의 질감과 굴곡을 통해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표현한다.
문민 조각가는 직관적인 시선을 통해 동시대에 공존하고 있는 무수한 것들을 조형적 언어로 표현하고 현시대를 기록하고자 한다. 그는 사각형 프레임 속에 수평과 수직의 도형으로 공간을 갈라 사회를 만든다. 그 공간 속의 인간은 미니멀한 형태와 색조로 표현돼, 고독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방인균 조각가는 밝은 색채의 '구슬 꿰기-비즈메이즈(Beads Maze)' 시리즈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는 미술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선, 육면체, 구, 원기둥과 같은 도형들을 마치 구슬처럼 꿰어서 3차원적인 형태의 동물을 만들고, 풍경을 그리며, 케이크를 빚어낸다.
작가는 어린이가 집을 그릴 때 네모와 삼각형을 그리는 것처럼, 동심의 시각에 초점을 두고 대상의 외형인 전체적인 형태로 생략하고 단순화한다. 작품을 감상할 때 익숙한 구상의 형태와 그 속에 내재된 추상성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어, 보는 감상자마다 새롭게 재해석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되도록 의도했다.
전시는 11월 15일까지 이어지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토요일은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053-42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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