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이현주의 15회 개인전 '소통, 치유의 존재성'이 오는 4일까지 구미 예(藝) 갤러리에서 열린다. 그녀는 꽃, 토끼, 선인장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통해 일상 속의 치유와 소통의 의미를 담아내며 관객들과의 특별한 만남을 준비했다.
이씨는 원래 공예를 전공했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을 따라 30대 후반부터 서양화 작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서울, 대전, 대구, 구미, 담양 등지에서 총 15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싱가포르·홍콩 등 국내외 기획·초대전에 190여 차례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서 한유회, 구미청년작가회에서도 활동하며 지역 예술계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총 2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씨의 대표작 중 하나인 '토끼 시리즈'는 인간의 일상을 토끼의 모습으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토끼들은 데이트를 하고, 여행을 가고, 결혼을 하는 등 우리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 특히 뒷모습을 주로 그려 관객들이 자신만의 해석을 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겼다.
이 작품들은 세월호 사건 이후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됐다. 그녀의 토끼 그림이 치유의 도구로 사용되면서 심리 치료 세션, 학교폭력 예방 교육, 자살 예방 센터 등에서 활용됐다. 뒷모습의 토끼들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내며, 소통과 치유의 매개체가 됐다.
그는 "제 작품이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 토끼의 뒷모습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제인 선인장 시리즈에서는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을 선인장에 담아냈다. 사막에서도 꿋꿋이 자라는 선인장의 특성을 통해 한국 어머니들의 희생과 강인함을 표현했다. 특히 핑크색을 사용해 어머니의 소녀 시절 꿈과 희망도 함께 그려냈다.
이씨는 주로 유화 물감을 사용해 깊이 있는 색감을 표현한다. 마르는 과정에서 밑색이 드러나도록 하는 기법을 선호하며, 이를 통해 작품에 생동감을 더한다.
테크닉보다는 작품에 담긴 의미와 감정 전달에 집중하는 그녀의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간결한 구성을 통해 관객들에게 시각적 임팩트를 선사한다.
특별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관객 참여형 이벤트인 '새해에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마련했다. 관람객들은 직접 편지를 쓰고 우표를 붙여 자신에게 보내는 경험을 하며, 작품과 더 깊이 연결될 수 있었다. 아날로그 방식의 편지 쓰기는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이 됐다.
그는 "2년마다 고향에서 전시회를 열어 부모님께 저의 성장을 보여드리고, 지역 주민들과 예술로 소통하고 싶다"며 "관객들이 제 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위로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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