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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조향래] 한국 남자, 일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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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객원논설위원
조향래 객원논설위원

2007년 일본 NHK 스페셜 드라마 '해협'(海峽)은 일제강점기에서 1970년대 초까지 격동의 세월을 배경으로 일본 여성과 한국 남성의 애절한 사랑을 그렸다. 한 일본 여성이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일본이 패망하자 여성은 갈 곳이 없어졌다. 부산에 남을 수도 없고, 부모가 일찍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일본으로 가도 의지할 데가 없었다. 그때 좋아하던 한국 남성이 부산에서 같이 살자고 했다.

조국을 배신할 수 없어 애써 일본으로 건너갔는데, 한반도에서 온 귀국자라고 천대를 받는다. 마침 일본을 방문한 남자를 따라 한국에 왔지만 반일 감정 때문에 두 사람은 다시 밀항으로 일본에 갔다. 혼인신고도 못 한 채 살다가 남자가 불법체류로 일본에서 쫓겨났다. 여자는 꿈에도 남자를 그리며 수없이 편지를 했지만 답장이 없었다. 한국에서 6·25전쟁 소식이 들려오고 또 세월이 흘렀다.

여자는 일본 남자와 재혼을 하게 되었다. 한국에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고 한일 수교가 되면서 중년이 된 남자(韓男)와 여자(日女)는 부산에서 재회를 하지만, 남자는 간암 말기였다. 드라마는 실화(實話)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었다. 2004년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를 보던 84세의 일본 여성이 주일한국대사관에 보내 온 편지가 '해협'의 스토리가 된 것이다.

'겨울연가'의 후폭풍이 일본을 강타하던 2000년대 중반 일본 여행을 하다가 목격한 일본 사회의 '욘사마' 열풍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특히 일본 여성들의 '욘사마'에 대한 사랑은 그야말로 숭고한 것이었다. '욘사마' 배용준은 일본에서 국빈급 대우를 받았고 여성들은 멀리서 '욘사마'의 뒷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황송한 표정이었다.

배용준의 '용'자를 차용한 '욘사마'는 최고의 극존칭이다. 일본 여성들은 '욘사마'의 순수한 열정에 매료되었다. 동화 속 왕자와 같은 친밀한 캐릭터와 군복무 이력에서 나오는 한국 남성의 강인한 분위기에 흠뻑 빠져 버린 것이다. 겉(다테마에)과 속(혼네)이 다르고 서양의 개인주의에 경도된 일본 남성에게 실망한 방증이었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 남자+일본 여자'의 혼인이 2년 연속 40%대로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국력의 신장과 '욘사마'의 아우라 덕분일 것이다.

조향래 객원논설위원 joen04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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