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경북 청송에서 발생한 산불로 실종됐던 A씨(82)의 유해가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25일 오후 A씨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후 수색 작업을 진행했고, 3일 만에 가옥 냉장고 뒤편에서 하반신 뼈 조각을 발견했다.
A씨의 아들 B씨(64)는 "불이 나고 연기가 집 안을 가득 채우자 어머니께서 몸을 피하기 위해 냉장고 뒤편으로 숨으신 것 같다"며 "홀로 사셨던 어머니를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25일 청송군 진보면 기곡리는 안동에서 번진 산불의 길목에 있었다. 초속 25㎧에 달하는 강풍이 불씨를 몰고 와 마을을 휩쓸었고, 주민들은 인근 초등학교로 긴급 대피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의 추측에 따르면 A씨는 집을 지키기 위해 홀로 남았던 것으로 보인다.
기곡마을은 깊은 산골에 위치해 차량으로도 10여 분이 걸리는 거리이며, 가파른 경사로 인해 서행이 요구되는 지역이다.
B씨는 "동네를 떠나 고현마을에 살고 있었지만, 어머니가 걱정돼 기곡리로 들어가려 했으나 불길이 사방으로 번져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 날 어머니의 집을 찾았을 때는 이미 지붕이 내려앉고 건물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소실돼 있었다는 것이다.
B씨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수천 번 이름을 부르며 무너진 집터를 뒤졌고, 혹시 하는 마음에 맨손으로 잔해를 치우며 인근 지역을 수색했다. 결국 27일, 경찰과 소방당국이 냉장고 뒤편에서 유해를 발견했다.
가족과 주변의 설득 끝에 B씨는 29일부터 어머니의 장례 절차를 진행했으며, 발인은 31일 거행될 예정이다.
B씨는 30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산불로 인해 모두가 가슴 아픈 시기라 조용히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있다"며 "죄송스럽고, 어머니가 많이 그립다"고 애통한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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