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규덕의 밀리터리 뉴스] 북한 장사정포 막을 '한국형 아이언돔', 구미서 출격

한화시스템·LIG넥스원, 핵심 시제 사업 동시 선정…구미발 K-방산 기술 주목
레이다부터 체계종합까지 국내 기술력 총집결…2028년 전력화 목표
천궁-II 이어 세계 시장 노린다…'최후의 방패' 수출 무기화 기대

한화시스템의 다기능레이다 3종 세트. 왼쪽부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다기능레이다(M-SAM-II MFR),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다기능레이다(L-SAM MFR), 장사정포요격체계 다기능레이다(LAMD MFR).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의 다기능레이다 3종 세트. 왼쪽부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다기능레이다(M-SAM-II MFR),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다기능레이다(L-SAM MFR), 장사정포요격체계 다기능레이다(LAMD MFR). 한화시스템 제공

대한민국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 장사정포에 맞서 국산 기술로 구축되는 차세대 방공망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개발 사업이 본격화됐다. 이 핵심 시제 사업에 경북 구미를 거점으로 한 국내 대표 방산기업인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선정되며 지역 기반 K-방산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 LAMD 사업, 수도권 최후의 방패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이번 LAMD 체계개발 사업은 2028년까지 약 4년간 진행되는 중·장기 전략무기 개발 프로젝트다.

사업의 목적은 한반도 비무장지대와 인접한 지역에 대거 배치된 북한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수도권 핵심 인프라와 군사기지를 실시간 방어하는 것이다.

북한은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 등 수천여 문의 장사정포를 전방 지역에 집중 배치하고 있으며 이들은 서울 전역을 1분 이내 타격 가능 범위에 두고 있다.

LAMD는 이러한 위협을 단거리·저고도에서 다층적으로 요격하는 통합 방어체계로, 기존 패트리어트, 천궁-II, L-SAM으로 구성된 중·장거리 미사일 방어체계를 보완한다. 즉, 장사정포 탄도 위협에 특화된 최종 방패로서 기능하는 전략무기체계다.

한화시스템은 구미에 본사를, LIG넥스원은 구미에 최대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특히 LIG넥스원은 지난해 구미하우스에 LAMD 조립점검장을 준공한 바 있어, 구미가 이번 사업의 실질적 생산·기술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 LIG넥스원, 체계종합 시제 계약…국내 무기 통합역량 상징

LIG넥스원은 지난달 28일 국방과학연구소와 장사정포 요격체계 개발을 위한 종합 시제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규모는 834억원으로 체계 전체의 기능 연동과 시제품 수준의 무기 통합운용을 수행하는 핵심 사업자 역할이다.

LIG넥스원은 2년간의 탐색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전술요구 성능 충족과 기술 타당성 검증을 마친 상태다. 이번 체계개발은 그 연장선상으로 실제 전력화와 양산까지 이어지는 중간 고리를 담당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새로운 유형의 다기능 방공무기체계로 이번 사업 수주를 계기로 저고도 방공분야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LIG넥스원은 이미 천궁-II, 해궁, 철매-II 등의 유도무기체계를 성공적으로 개발·양산해 온 바 있어 종합체계 개발에 있어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2월 LIG넥스원 구미2하우스에서 열린 장사정포요격체계 조립점검장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지난해 2월 LIG넥스원 구미2하우스에서 열린 장사정포요격체계 조립점검장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 한화시스템, 요격 레이다 주도…한국형 아이언돔 기술 중심축

이번 사업에서 또 하나 주목받는 기업은 한화시스템이다.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추진하는 LAMD의 눈 역할을 할 레이다 개발 사업의 주관 기업으로 선정됐다. 사업 규모는 1천315억원으로 개발 기간은 2028년 11월까지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할 레이다는 수백 발의 장사정포가 다발 형태로 동시에 날아올 때 이를 실시간 탐지하고 궤적을 추적해 요격이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다다.

이는 단순한 감시 수준을 넘어 개별 탄두 식별, 위협 우선순위 판단, 다수 표적 교전관리 등 고도의 통합연산 성능이 요구되는 최첨단 기술이다.

회사 측은 "이스라엘의 아이언돔보다 더 많은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하고 교전 가능한 수준의 기술을 구현하겠다"며 "한반도 방호 능력 강화뿐만 아니라 향후 멀티펑션 레이다 수출 라인업의 전략무기화를 노리겠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이미 해상용 다기능 레이다, 공중용 AESA 레이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레이다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LAMD 레이다 사업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할 경우 한화시스템은 육·해·공 전역을 커버하는 방산용 레이다 기술 삼각축을 완성하게 된다.

한화시스템 박혁 DE사업부장은 "패트리어트라는 이름이 원래 위상배열 추적 레이다로 요격한다는 의미의 약자일 정도로 레이다는 요격체계의 심장"이라며 "한화시스템은 국내 방호 역량 강화는 물론 방산 수출 전략의 핵심으로서 기술을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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