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 '마통' 벌써 70조 써…코로나 때보다 재정 빠듯

올 4월까지 한은서 70조원 넘게 일시 차입…1분기 지급 이자 455억원

재정 수입이 지출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정부가 올해 들어 4월까지 한국은행에서 70조원이 넘는 자금을 일시적으로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말까지 정부가 한은에서 일시적으로 빌린 누적 금액은 70조7천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출금(60조원)을 10조7천억원 웃도는 수치로,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의 25조9천억원과 비교하면 약 2.7배에 이른다.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의 시차로 인해 발생하는 자금 공백을 메우기 위한 목적으로 한은에 터놓은 '마이너스 통장'이다.

올해처럼 대출 규모가 급격히 불어난 것은 재정 여건이 그만큼 빠듯하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신속 집행 기조를 유지하면서 지출은 늘어난 반면, 경기 침체 여파로 법인세 등 주요 세입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다만 일시 대출금은 차입과 동시에 상환도 이뤄졌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빌린 70조7천억원과 지난해 이월된 잔액 5조원을 포함해 총 75조7천억원을 4월 말 기준 모두 갚은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시 차입은 세입과 세출 간의 시기적 불일치를 보완하는 정상적인 재정 운영 방식으로, 정부는 정해진 한도 내에서 필요한 시점에 차입하고 있다"며 "대출 누적 금액만으로 재정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올 1월 16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의결한 정부 일시 대출 한도는 통합계정 40조원, 양곡관리특별회계 2조원, 공공자금관리기금 8조원 등 총 50조원이다.

일시 대출에는 이자도 붙는다. 올해 적용된 이자율은 '직전 분기 마지막 달 기준 91일 물 통화안정증권의 일평균 유통수익률에 0.10%포인트를 가산'하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중 정부가 지급한 이자는 445억3천만원으로 집계됐고,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2천92억8천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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