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6일 경북 경주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보로서의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겠다"는 돌발 선언을 하자 현장에 모였던 경주지역 선출직들과 당원들도 크게 놀라며 "가슴이 타들어 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후 3시50분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방문해 주낙영 경주시장과 김상철 APEC준비지원단장의 안내를 받으며 준비상황을 점검한 뒤 갑자기 기자들 앞에서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전격 발표했다.
김 후보는 "당에서 대통령 후보인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고 한다"고 강한 불만을 표한 뒤 "이럴 거면 경선을 왜 세 차례나 했나. 후보로서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굳은 표정의 김 후보는 "당이 대선 후보에 대한 지원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당에 대한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당이) 기습적으로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도 소집했다. 이것은 당 지도부가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나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작심 비판했다.

김 후보의 이 같은'일정 보이콧'은 단일화 압박에 나선 당 지도부를 향해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자신을 만나기 위해 급히 경주로 내려온 국민의힘 엄태영·김대식 의원을 잠시 만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경주를 떠났다. 경주 황리단길과 대구 방문 일정 계획은 취소됐다.
김대식·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밤늦게 (서울에) 도착하기 때문에 오늘 의원총회는 참석할 수 없고 따로 의원총회를 열면 참석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권영세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구로 오고 있는데 대구 일정은 일단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가 당 지도부와의 만남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김 후보가) 혼자 고민하고 혼자 시간을 가지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후보의 경주 방문 현장에는 주낙영 경주시장을 비롯한 경북도의원과 경주시의원, 경주지역 당원 등 수십명이 참석해 환영했다. 하지만 김 후보가 1박 2일간의 영남 방문 일정을 불과 몇시간 만 소화한 뒤 나머지 일정중단을 선언하고 떠났다.
이에 경주지역 선출직들과 당원들은 "보수 후보의 단일화를 바라는 지역주민들의 가슴도 타들어 간다"며 "이같은 자중지란으로 앞으로 대선을 어떻게 치룰건지 큰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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