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우리나라 암 사망 원인 중 1위에 꼽힐 정도로 치료가 쉽지 않은 암이다. 많은 병원과 제약회사들이 폐암을 정복하기 위한 치료법과 약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계명대동산병원 호흡기내과 또한 의료진들이 폐암 정복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폐암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획득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계명대동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진(김태훈, 박순효, 윤성환) 3명을 만나 최신 폐암 치료와 실제 사례 등을 들어봤다.
▶ 폐암이 다른 암보다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 먼저 폐는 호흡을 담당하는 필수 장기이며, 외부 환경에 노출된 장기로 감염에 취약하다. 폐에 손상이 가해지면, 호흡곤란이나 추가 합병증이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가 매우 까다롭다. 폐암 자체는 잘 치료가 됐더라도 폐렴이나 호흡기 합병증으로 인해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두 번째로 폐암은 내성이 잘 생기는 암이라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 등을 사용해도 일정시간이 지나면 약효가 감소하고 암세포가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기도 한다. 이런 점들이 폐암 치료의 어려움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 폐암 조기 진단을 위해 면밀히 살펴야 할 증상이나, 검사가 있다면?
- 폐는 신경이 없어 질병의 초기에는 대부분 통증 및 불편감을 느낄 수 없다. 이로 인해 암이 어느 정도 진행돼 기관지나 흉벽을 침범하여 각혈, 기침, 통증 등의 증상이 발생해야 이상을 느끼고 병원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증상이 생겼을 때는 이미 3기 이상의 진행성 폐암인 경우가 많다. 폐암 조기 진단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유일하다시피한 방법은 저선량 흉부 CT다. 다만, 종양의 크기가 작아 조직검사가 어려울 경우 병변 부위를 얼려 조직 샘플을 확보하는 '냉동 생검'을 진행한다. 계명대동산병원에서 지난 1년 동안 120례를 시행했는데, 진단 성공률이 95%에 이를 정도로 매우 정확했다.
▶ 폐암 중 '비소세포폐암'의 치료에는 표적치료제가 큰 성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차 치료에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가?
- 첫째는 '렉라자'라는 상표명으로 잘 알려진 국산 항암치료제 '레이저티닙'과 둘째는 '타그리소'라는 상표명의 '오시머티닙'이다. 치료에는 렉라자와 타그리소 단독요법으로 1차 치료를 진행하며, 내성 유전자 변이가 생겼을 경우에는 아미반타맙을 함께 사용하는 치료형태가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했다. 다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환자의 부담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 이러한 표적치료제가 실제 어느정도 치료효과가 있는지 사례를 듣고 싶다.
- 폐암 4기의 60대 여성 환자가 있었다. 렉라자 단독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했는데, 3개월, 6개월 시점에서 종양 크기가 유의미하게 줄어들어 수술로 종양 부위를 제거할 수 있을 정도까지 호전됐다. 현재까지 내성은 확인되지 않았고 렉라자를 3년째 복용하며 완치에 가까운 결과를 보였다.
또 다른 사례로는 폐암 중 편평상피세포암(표피의 각질 형성 세포에서 유래하는 악성 종양)이었던 환자였는데, 진단 당시 이미 뼈와 뇌에 전이가 있었다. 이 환자는 2년간 렉라자 단독요법으로 병의 진행없이 치료를 받고 있다.
▶ 계명대동산병원이 2020년, 2024년 모두 폐암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비결이 있다면?
- 가장 큰 비결은 여러 진료과가 암 치료에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에 있다고 본다. 폐암은 여러 진료과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인 질환으로, 동산병원은 약 15년 전부터 다학제 진료를 도입해 체계적으로 운영해왔다. 다학제 진료 덕분에 치료 오류 가능성이 낮아지고, 치료 전략 수립이 어려운 환자에서도 환자 상황에 맞춘 최선의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다. 현재는 외부에서도 '동산병원이 폐암을 잘 본다'는 평가가 형성돼 있으며, 폐암 분야에서는 지역 주요 대학병원들보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부한다.
▶ 앞으로 폐암 치료를 위해 극복해나가야 할 과제가 있다면?
- 가장 중요한 건 사회적 지원일 것이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다양한 항암치료제가 개발됐지만 한국 식약처 허가와 건강보험 급여 적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려 필요한 환자가 치료를 못 받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앞으로 폐암을 비롯해 많은 암 환자들에게 좀 더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건강보험의 효율적 적용이 필요하다.
그리고 폐암의 경우 표준 치료는 어느 상급종합병원을 가도 동일하며, 치료 과정에 있어서 병원과 집이 가까운 것은 고령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굳이 서울의 '빅5' 병원이 아니더라도 계명대동산병원에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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