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소함·헌신·신념…정치인 아내 틀 깬 '설난영 신드롬' 확산

설난영 여사, 김문수 후보 옥바라지, 홀로 생계 책임지며 외동딸 키워
노조위원장 출신에 소박한 결혼식…딸, 사위 모두 사회복지사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지난 5월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아내 설난영 여사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지난 5월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아내 설난영 여사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가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두 사람의 과거 행보가 재조명되면서, 부부가 함께 걸어온 역경의 발자취가 정치권 안팎에 진한 울림을 주고 있다는 반응이 잇따른다.

김 후보는 1978년 구로공단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할 때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이던 설 여사와 인연을 맺었다. 설 여사는 보수 정치인 배우자로서는 드물게 노동 운동가 출신인 데다 소박한 결혼 스토리, 남편 옥바라지 등의 이력을 갖고 있다.

김 후보가 삼청교육대 수배령을 피해 설 여사의 자취방으로 도피하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졌고 "갈 데 없으면 나한테 오라"는 김 후보의 청혼으로 부부의 연을 맺었다.

1981년 서울 봉천동의 한 교회에서 올린 소박한 결혼식 장면과, 하객보다 경찰이 더 많았던 결혼식 일화도 화제를 모았다. 설 여사는 최근 각종 인터뷰에서 "결혼식 때 (웨딩드레스가 아닌) 원피스를 입고 결혼했다. 저희가 같이 손을 맞잡고 들어갔다"며 "마음만 있으면 격식을 차리지 않고 편하게 결혼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회고했다.

두 사람은 노동 운동과 민주화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며 부부로 맺어진 만큼, 결혼 이후에도 숱한 고난을 함께 겪었다. 김 후보가 투옥됐을 때 설 여사는 '옥바라지'로 남편을 지켰고, 외동딸을 홀로 키우며 생계를 책임졌다.

그런 설 여사도 김 후보가 정치에 입문하는 것엔 반대했다. 그러나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남편의 뜻을 믿고 묵묵히 내조에 전념했다. 정치를 하면서 김 후보는 국회의원 3선, 경기도지사 2선, 고용노동부 장관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았지만, 그의 재산은 봉천동 24평 아파트 한 채뿐이다.

김 후보가 과거 경기도지사 선거 후 남은 후원금을 그대로 당에 돌려준 일화도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설 여사는 19일 매일신문 유튜브 뉴스캐비닛에서 "(우린) 원래 재산이 없는 상태였고, 정치를 하면서 돈을 모으긴 힘들다. 정치를 하면 지구당 운영에 임대료, 상근 직원 임금 등 비용 때문에 국회의원 월급만 가지고는 생활이 힘들다"며 도지사 선거 후 후원금이 초과됐는데, 고생한 사람들을 위해 식사라도 하는 것이 어떠냐는 주변의 권유에도 그러지 않았다. 남편은 그런 점에선 철저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두 사람에게는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외동딸과 사위가 있다. 딸이 영어를 잘해 영어과를 선택하려고 했지만 김 후보가 "사회복지사가 경제적으로 힘들 순 있겠지만 얼마나 보람 있고 숭고한 직업이냐"며 설득했다고 한다. 딸이 마찬가지로 사회복지사인 사위와 결혼한다고 했을 때도 김 후보는 "본인이 좋아하고 사랑하면 되는 것이지, 그 이상 뭐가 있겠느냐"며 흔쾌히 허락했다고 알려졌다.

힌편, 설 여사 인터뷰를 접한 김 후보 지지자들은 "어쩜 이리도 말씀을 단단하게 하는지. 정치인들 다 저리 가라 할 정도의 격과 경륜이 느껴지진다" "유세 현장에 가야 한다" "진정한 정치인 배후자의 표상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