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가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두 사람의 과거 행보가 재조명되면서, 부부가 함께 걸어온 역경의 발자취가 정치권 안팎에 진한 울림을 주고 있다는 반응이 잇따른다.
김 후보는 1978년 구로공단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할 때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이던 설 여사와 인연을 맺었다. 설 여사는 보수 정치인 배우자로서는 드물게 노동 운동가 출신인 데다 소박한 결혼 스토리, 남편 옥바라지 등의 이력을 갖고 있다.
김 후보가 삼청교육대 수배령을 피해 설 여사의 자취방으로 도피하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졌고 "갈 데 없으면 나한테 오라"는 김 후보의 청혼으로 부부의 연을 맺었다.
1981년 서울 봉천동의 한 교회에서 올린 소박한 결혼식 장면과, 하객보다 경찰이 더 많았던 결혼식 일화도 화제를 모았다. 설 여사는 최근 각종 인터뷰에서 "결혼식 때 (웨딩드레스가 아닌) 원피스를 입고 결혼했다. 저희가 같이 손을 맞잡고 들어갔다"며 "마음만 있으면 격식을 차리지 않고 편하게 결혼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회고했다.
두 사람은 노동 운동과 민주화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며 부부로 맺어진 만큼, 결혼 이후에도 숱한 고난을 함께 겪었다. 김 후보가 투옥됐을 때 설 여사는 '옥바라지'로 남편을 지켰고, 외동딸을 홀로 키우며 생계를 책임졌다.
그런 설 여사도 김 후보가 정치에 입문하는 것엔 반대했다. 그러나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남편의 뜻을 믿고 묵묵히 내조에 전념했다. 정치를 하면서 김 후보는 국회의원 3선, 경기도지사 2선, 고용노동부 장관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았지만, 그의 재산은 봉천동 24평 아파트 한 채뿐이다.
김 후보가 과거 경기도지사 선거 후 남은 후원금을 그대로 당에 돌려준 일화도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설 여사는 19일 매일신문 유튜브 뉴스캐비닛에서 "(우린) 원래 재산이 없는 상태였고, 정치를 하면서 돈을 모으긴 힘들다. 정치를 하면 지구당 운영에 임대료, 상근 직원 임금 등 비용 때문에 국회의원 월급만 가지고는 생활이 힘들다"며 도지사 선거 후 후원금이 초과됐는데, 고생한 사람들을 위해 식사라도 하는 것이 어떠냐는 주변의 권유에도 그러지 않았다. 남편은 그런 점에선 철저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두 사람에게는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외동딸과 사위가 있다. 딸이 영어를 잘해 영어과를 선택하려고 했지만 김 후보가 "사회복지사가 경제적으로 힘들 순 있겠지만 얼마나 보람 있고 숭고한 직업이냐"며 설득했다고 한다. 딸이 마찬가지로 사회복지사인 사위와 결혼한다고 했을 때도 김 후보는 "본인이 좋아하고 사랑하면 되는 것이지, 그 이상 뭐가 있겠느냐"며 흔쾌히 허락했다고 알려졌다.
힌편, 설 여사 인터뷰를 접한 김 후보 지지자들은 "어쩜 이리도 말씀을 단단하게 하는지. 정치인들 다 저리 가라 할 정도의 격과 경륜이 느껴지진다" "유세 현장에 가야 한다" "진정한 정치인 배후자의 표상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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