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후보 공약점검-보건의료] 이재명 '공공의대 신설' 의정갈등 재유발 가능성

김문수 후보 '의료개혁 원점 검토' 내세웠지만 구체적이지 않아 아쉬워

1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1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공공의대의 문제점과 대안 모색'을 주제로 제43-4차 의료정책포럼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사직, 의대생 집단 휴학 등 의료개혁을 두고 벌어지는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년이 넘어가는 만큼 이번 대선 후보들의 보건·의료 관련 공약들은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의료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필수·지역의료 살리기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의정갈등의 해소 방법은 제대로 제시하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공공의대 신설'을 두고 자칫 '의정갈등 2라운드'가 시작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 이재명 '공공의대 신설' 두고 '어게인 2020' 가능성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보건·의료 공약은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와 '국민참여 의료개혁으로 의료대란 해결' 두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부문에서 이 후보는 '지역의사·지역의대·공공의료사관학교 신설로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 확보'를 공약으로 들고 나왔는데,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진하려 했던 공공의대 신설과 맥을 같이하는 공약이다.

'진료권 중심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및 국립대병원 거점병원 역할 강화'와 '진료권 중심 응급의료체계와 중증-응급 24시간 전문의 대응체계 확립' 등 지역 의료 강화를 보건·의료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공공의대가 제대로 된 의료인을 키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의견이 대다수지만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결국 추진될 부분이기에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의료정책포럼에서 이러한 속내가 드러났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공공과 민간 의료 개념 정립이 확실히 돼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공공의대 신설과 같은 방향성이 오히려 큰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논의, 검토가 필요하다"며 "교육 인프라, 수련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의대 설립 효과는 의문이다. 정책 효과성이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은혜 순천향의대 교수(영상의학과) 또한 "건강보험 의료가 곧 공공의료인 대한민국 현실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구상하는 공공의대 방식으로는 지역의료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승연 전 인천의료원장은 "주요 공약으로 등장했기 때문에 공공의대를 한두 개는 만들 것이라고 본다"며 "공공의대가 현안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잘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의견을 내고 정부가 안 하겠다는 말이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김문수 '의료개혁 원점 재검토' 주목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의료개혁 원점 재검토'는 현 정부와 선을 긋고 새로 의료문제를 의료계와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료계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김 후보는 "새 정부는 빠른 시간 안에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구성해 속도감 있게 현재와 미래 의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생산하길 기대한다"고 밝혀, 기존 의협의 입장과도 궤를 같이하는 모습이다.

다만, 앞으로 구체적인 계획이나 실행방안이 빠져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대구시내 한 개원의는 "대통령 직속 미래의료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김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이 위원회가 만들어진다면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여서는 안된다"며 "구상부터 결정 단계까지 의료전문가의 참여를 통해 보건의료정책의 전문성, 연속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령자·청소년 독감, 어르신 폐렴구균, 65세 이상 대상포진, HPV 남성까지 지원, 영유아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예방접종을 국가가 지원하겠다는 공약도 눈길을 끌고, 난임생식세포 동결·보존 건강보험 급여항목 포함, 가임력 검사 및 난임 시술비 지원, 임산부 검진 및 분만비 지원 확대 등 저출산과 관련된 보건의료 공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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