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수의 본산으로 불리는 경북 안동의 민심에 전국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고향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지며 여야 모두 민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지난 24일 오후 안동시 웅부공원은 유세차량 소음과 지지자들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직접 안동을 찾아 유세에 나서자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당 깃발을 들고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김 후보는 "보수의 자존심 안동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정권 재창출이 아닌 정권 회복이 필요한 선거"라고 강조했다.
이날 유세현장에는 주호영·김형동·박형수·임종득·안철수 의원 등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주호영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이어갈 보수 가치의 적임자가 김문수 후보"라며 지지를 호소했고, 김형동 의원은 "안동은 역사와 가치를 지켜온 도시다. 김 후보가 바로 그 정신을 이어갈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동 민심에 균열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같은 날 시내 곳곳에서는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도 조용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고향이자 유소년 시절을 보낸 안동에서 그의 존재는 일부 유권자에게 향수를 자극하며 표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에 관심이 많다는 40대 상인 김모 씨는 "원래는 국민의힘을 찍었지만 이재명 후보는 어릴 적 안동에서 고생한 사람이라는 동정심이 간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털어놨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유림 50인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며 '보수 텃밭 균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보수와 진보를 넘어 안동을 아끼는 마음 하나로 지역발전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의 고향 안동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의 흐름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지된다. 대구·경북의 특성상 국민의힘 후보의 강세로 7대 3 정도로 점치는 이들도 많지만,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도 추격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20~40대 젊은 층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동지역에서는 이 후보 측의 최종 득표율이 지난 대선 29%대보다 높은 40% 가까이 나올 수 있을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무소속 정치인은 "전통과 변화를 동시에 마주한 안동. 보수의 상징인 이 지역에서 과연 어느 후보가 민심을 얻어낼 수 있을지 이번 대선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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