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규덕의 밀리터리 뉴스] '바다 위의 AI 전쟁'…무인전투함, 해군의 새 패러다임 열다

'해검-X'를 비롯한 차세대 무인수상정, MADEX 2025서 눈도장
구미 방산클러스터, 무인수상정 테스트베드로 부상
인간-기계 역할 재편 가속…AI와 무인화가 해군 작전 뒤바꾼다

LIG넥스원이 MADEX2025에서 최초로 공개한 무인수상정 해검-X 콘셉트 모델. 피탐 범위를 최소화한 스텔스형 디자인에 다기능레이더(MFR) 등을 탑재했다. 조규덕기자
LIG넥스원이 MADEX2025에서 최초로 공개한 무인수상정 해검-X 콘셉트 모델. 피탐 범위를 최소화한 스텔스형 디자인에 다기능레이더(MFR) 등을 탑재했다. 조규덕기자

'MADEX 2025(국제해양방위산업전)'가 끝난 뒤에도 무인 전투함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AI(인공지능)와 무인화 기술이 결합된 차세대 해상 전력이 대거 공개되면서 해군 작전에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국제해양방위산업전은 5월 28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14개국 200개사, 700개 부스, 2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리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시장의 최대 화두는 단연 '무인 전투함'이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LIG넥스원의 스텔스형 무인수상정 '해검-X'였다. 레이더 반사 면적을 낮춘 선체 위에 다기능 AESA(능동 전자 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와 유도탄, 경어뢰 통합 발사 모듈을 장착했다. 임무에 따라 대함, 대잠, 대드론 작전을 모듈식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LIG넥스원은 정찰형, 자폭형 등 3종의 차세대 USV(무인수상정) 시리즈도 함께 선보이며 '수상 무인전력 패키지'를 내놨다.

한화시스템도 AI 군집 드론과 연동되는 전투형 무인수상정 '해령'을 공개했다. 저궤도 위성통신으로 지휘함, 드론, USV를 실시간 연결하는 '유무인 복합전' 개념을 구체화했다. 한화오션은 해외 조선소와 협약을 맺고 수출을 확장하려고 움직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무인 전력 지휘함'과 차기 구축함(KDDX) 체계를 앞세웠다. LIG넥스원과 협력해 대형 모선이 여러 드론과 무인수상정을 실시간 통합 운영하는 모델을 전시했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 일부 무인수상정은 경북 구미 방산혁신클러스터와 실증 협력을 논의 중이다.

구미 낙동강변에 들어설 '무인수상정 테스트베드'가 가동되면 구미가 해양 전투기술의 새 시험장으로 부상한다. 지역 거점 기업들은 연구소-테스트베드-양산을 잇는 원스톱 체계로 기술 축적을 노린다.

무인 전투함은 전통 군함과 달리 소형, 저비용으로 대량 배치가 가능하다. AI가 표적을 식별하고 무인기가 자율 타격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 인력은 전략과 지휘에 집중하고 위험한 임무는 알고리즘이 맡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인구가 줄고 작전 환경이 더 거칠어지는 상황에서 무인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MADEX 2025를 기점으로 한국 해군의 유무인 복합체계 전환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한화시스템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MADEX 2025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전투용 무인수상정. 조규덕기자
한화시스템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MADEX 2025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전투용 무인수상정. 조규덕기자
지난 28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MADEX 2025 현장. 조규덕기자
지난 28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MADEX 2025 현장. 조규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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