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컷 울어라. 아들 잘 가라고 실컷 울어라" 포항 초계기 순직 장병 눈물의 영결식

순직 장병 유가족 등 1천여 명 참석
"대한민국과 해군은 자랑스러운 그대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

1일 포항시 남구 해군 항공사령부 강당에서 엄수된 해군 P-3CK 917호기 순직자 영결식에서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일 포항시 남구 해군 항공사령부 강당에서 엄수된 해군 P-3CK 917호기 순직자 영결식에서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숨직한 장병 4명에 대한 영결식이 비통함 속에 진행되고 있다. 배형욱 기자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숨직한 장병 4명에 대한 영결식이 비통함 속에 진행되고 있다. 배형욱 기자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숨직한 장병 4명에 대한 영결식이 비통함 속에 진행되고 있다. 배형욱 기자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숨직한 장병 4명에 대한 영결식이 비통함 속에 진행되고 있다. 배형욱 기자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숨직한 장병 4명에 대한 영결식이 비통함 속에 진행되고 있다. 배형욱 기자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숨직한 장병 4명에 대한 영결식이 비통함 속에 진행되고 있다. 배형욱 기자

1일 오전 9시쯤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 하늘에 3발의 총성이 울렸다.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장병 4명의 영결식에서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애도하는 총성이었다. 총성은 아들, 남편,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슬픔에 잠겨있는 유가족들의 가슴을 후벼 팠다.

유가족들은 지난 30일부터 장례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참군인이었던 순직 장병들의 마지막을 당당하게 보내주려 울음을 꾹꾹 참아왔지만 끝내 참지 못하고 무너졌다.

영정사진을 앞세우고 영현을 뒤따르는 유가족들은 서로의 어깨를 움켜잡으며 쓰러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울컥울컥 솟아오르는 눈물은 참을 길이 없었다.

고 박진우 중령의 운구 행렬에서 조부모는 박 중령의 어머니에게 "실컷 울어라. 아들한테 잘 가라고 실컷 울어라"는 말을 떨리는 목소리로 몇 번이고 반복했다.

고 이태훈 소령의 어머니는 "불쌍한 우리 아들,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라고 말하며 겨우겨우 발걸음을 떼며 영현을 쫓았다.

고 윤동규 상사와 고 강신원 상사의 유가족들도 흐르는 눈물로 눈을 다 뜨지도 못한 채 운구 행렬의 뒤를 이었다.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숨직한 장병 4명에 대한 영결식이 비통함 속에 진행되고 있다. 배형욱 기자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숨직한 장병 4명에 대한 영결식이 비통함 속에 진행되고 있다. 배형욱 기자

해군 해상초계기 P-3CK 추락사고로 숨진 이들 장병들에 대한 영결식은 이날 오전 8시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인 경영관에서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시작했다. 순직 장병 유가족과 해군·해병대 장병, 추모객, 행정기관과 정치권 인사 등 1천여 명이 영결식에 참석했다.

유가족들은 해군 측이 마련한 숙소에서 몸을 단정하게 정리하고 영결식이 열린 강당으로 이동했다.

유가족들이 떠난 합동분향소와 빈소는 화환만이 자리를 지켰다.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유가족들은 흐느끼는 소리도 숨죽이며 눈물을 삼켰다. 가족들 대표 3명씩 순서대로 장병들의 영정 사진과 영현에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칠 때도 슬픔을 뒤로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

헌화 후 손을 뻗어 마지막으로 아들, 남편, 가족의 영현에 얹고 나서 한참을 떼지 못했을 때도 그대로 쓰러질 듯 위태로웠지만 유가족들은 있는 힘을 다해 참아냈다.

영결식 진행을 보조하는 해군 장병들 역시도 고개를 돌려 울음을 삼키며 슬픔의 무게를 견뎠다.

그러나 마지막 운구 행렬에서 눌려있던 감정은 한꺼번에 터져 버렸다.

고 박 중령의 3살 배기 아들이 어머니에게 놀아달라고 보채다 무거운 분위기에 눌려 터뜨린 울음은 이날 모인 모든 이들의 슬픔을 고스란히 나타냈다.

영결식은 오전 9시 27분쯤 순직 장병들의 영현을 실은 운구차가 마지막으로 부대를 한 바퀴 돌고 이들이 묻힐 현충원, 호국원으로 떠나는 것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순직 장병들은 해군의 자랑스러운 전사, 국가와 국민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임무에 충실했던 진정한 군인"이라며 "대한민국과 해군은 자랑스러운 그대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동료 전우를 대표해 추도사를 낭독한 설우혁 소령은 "이들이 한순간 우리 곁을 떠났다는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고, 빈자리가 하루하루 더 크게 느껴진다"며 "'기억되는 사람은 영원하다'는 말처럼 너무 많은 것을 베풀어준 전우들을 우리는 항상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직 장병 고 박진우 중령, 고 윤동규 상사, 고 강신원 상사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고 이 소령의 봉안식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영천 호국원에서 거행된다.

국방부와 해군본부는 훈련 중 순직한 장병들의 유공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각 1계급 진급을 추서했다.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숨직한 장병 4명에 대한 영결식이 비통함 속에 진행되고 있다. 배형욱 기자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숨직한 장병 4명에 대한 영결식이 비통함 속에 진행되고 있다. 배형욱 기자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숨직한 장병 4명에 대한 영결식이 비통함 속에 진행되고 있다. 배형욱 기자
1일 오전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숨직한 장병 4명에 대한 영결식이 비통함 속에 진행되고 있다. 배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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