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경제] 코스피 시총 원전·조선↑…트럼프 영향

두산에너빌·한화에어로 '껑충'…자동차주 하락

두산에너빌리티 증기터빈 저압부 로터. 연합뉴스

대형주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면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권의 지형이 크게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전과 조선, 방산 관련 종목이 급등한 반면, 자동차와 2차전지 종목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3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18개 종목의 순위가 지난해 말과 비교해 변동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만이 각각 1위와 2위 자리를 지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시총 순위 37위였던 이 종목은 13위로 뛰어오르며 무려 24계단을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11조2천420억원에서 25조8천470억원으로 14조6천50억원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원자력 산업 육성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원전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130%에 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7위에서 6위로 올라 21계단의 순위 상승을 보였다. 글로벌 방위비 지출 확대 흐름과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도 각각 18계단, 7계단씩 상승해 조선 업종 전반이 강세를 나타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말 33위에서 15위로, HD한국조선해양은 24위에서 17위로 각각 올라섰다.

금융지주사들도 순위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대통령 선거 이후 증시 부양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하나금융지주는 23위에서 19위로, KB금융은 8위에서 5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 밖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위에서 3위로, 삼성물산이 15위에서 14위로 각각 소폭 상승했다.

반면 자동차 및 2차전지 업종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POSCO홀딩스는 지난해 말 13위에서 20위로 7계단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위에서 4위로 내려갔고, 현대모비스는 12위에서 16위로 밀려 4계단 떨어졌다. 기아는 7위에서 10위로, 현대차는 5위에서 7위로 각각 순위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지각 변동은 특정 산업에 대한 정책 기대와 글로벌 정세 변화 등이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의 주도 업종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