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란 프레임에 단일화 실패 책임…김문수, 정치적 앞길은?

역전 끌어내지 못한 金, 경선 과정 잡음 등 책임 피할 수 없어
다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 '김문수 재발견' 긍정적 평가도
당권 도전? 지선 출마?…대선서 얻은 정치 자산, 활용처는?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의도 정가에서 잊혀졌다 보수 정당의 대선 후보로 화려하게 복귀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앞길에 다시 암운이 드리웠다.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패할 것으로 보여 경선 과정에서의 잡음 등 그간 돌출됐던 일들에 대한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 후보는 '내란 프레임'을 제대로 벗어내지 못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도 끌어내지 못하는 등 한계를 노출했다.

다만 '파파미'(파도 파도 미담만)로 상징되는 김 후보 개인의 재평가·재발견이 이뤄진 점은 향후 정치 행보를 위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후보가 당권 도전이나 지방선거 출마 등 정계를 떠나지 않고 향후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3일 김문수 후보는 '방탄독재 타도', '반(反) 이재명' 구호를 앞세워 전국 선거판을 누볐으나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의 대세론을 형성한 이 후보를 넘어서지 못했다. 지더라도 근소한 격차로 패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품었으나 탄핵 심판을 향한 민심의 회초리는 매서웠다.

김 후보는 보수의 텃밭이자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대구경북(TK)에서도 지난 대선 득표율에 미치지 못하는 등 선전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의 패배는 예견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애초 김 후보는 강성 보수 이미지가 워낙 강해 다수 보수 주자들 가운데 본선 경쟁력이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 명확히 선을 긋지 못하는 등 애매한 태도로 일관하며 이재명 후보 측의 '내란 프레임' 공세를 끝내 벗어내지 못했다. 경선 과정에서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누구보다 앞장설 것처럼 하고서 막상 경선에서 승리하자 대선 완주 의지를 내비치는 등 '말 바꾸기' 논란을 자처했다.

당 지도부, 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대선 후보 교체 파동까지 낳으며 보수 진영을 향한 중도·무당층의 마음에 실망감만 더했다.

결정적으로 김 후보는 반(反) 이재명 빅텐트, 보수 진영 단일화를 엮어내지 못했다. 김 후보가 아니라 다른 후보였다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단일화가 전혀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정가의 한탄도 나왔다.

그럼에도 김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레이스에서는 과거의 성과와 인간적인 매력 등을 통해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수 정가에서는 정치 일선에서 사라졌던 김 후보가 이번 대선을 통해 재평가를 받게 됐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이 정도의 보수 표심 결집을 끌어낸 것도 김 후보가 가진 개인의 매력으로 일궈낸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에 김 후보가 향후 당권 도전, 지방선거 출마 등 다음 정치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후보가 한동훈 전 대표와 당권을 두고 '리턴 매치'를 벌이는 장면도 불가능하지 않다"며 "내년 지선에서 서울시장 등 광역단체장 출마도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나이 탓에 차기 대권은 어렵지 안하겠느냐"며 "이번 대선에서 얻은 정치적 자산을 보수 진영이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삼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