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가에서 잊혀졌다 보수 정당의 대선 후보로 화려하게 복귀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앞길에 다시 암운이 드리웠다.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패할 것으로 보여 경선 과정에서의 잡음 등 그간 돌출됐던 일들에 대한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 후보는 '내란 프레임'을 제대로 벗어내지 못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도 끌어내지 못하는 등 한계를 노출했다.
다만 '파파미'(파도 파도 미담만)로 상징되는 김 후보 개인의 재평가·재발견이 이뤄진 점은 향후 정치 행보를 위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후보가 당권 도전이나 지방선거 출마 등 정계를 떠나지 않고 향후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3일 김문수 후보는 '방탄독재 타도', '반(反) 이재명' 구호를 앞세워 전국 선거판을 누볐으나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의 대세론을 형성한 이 후보를 넘어서지 못했다. 지더라도 근소한 격차로 패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품었으나 탄핵 심판을 향한 민심의 회초리는 매서웠다.
김 후보는 보수의 텃밭이자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대구경북(TK)에서도 지난 대선 득표율에 미치지 못하는 등 선전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의 패배는 예견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애초 김 후보는 강성 보수 이미지가 워낙 강해 다수 보수 주자들 가운데 본선 경쟁력이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 명확히 선을 긋지 못하는 등 애매한 태도로 일관하며 이재명 후보 측의 '내란 프레임' 공세를 끝내 벗어내지 못했다. 경선 과정에서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누구보다 앞장설 것처럼 하고서 막상 경선에서 승리하자 대선 완주 의지를 내비치는 등 '말 바꾸기' 논란을 자처했다.
당 지도부, 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대선 후보 교체 파동까지 낳으며 보수 진영을 향한 중도·무당층의 마음에 실망감만 더했다.
결정적으로 김 후보는 반(反) 이재명 빅텐트, 보수 진영 단일화를 엮어내지 못했다. 김 후보가 아니라 다른 후보였다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단일화가 전혀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정가의 한탄도 나왔다.
그럼에도 김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레이스에서는 과거의 성과와 인간적인 매력 등을 통해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수 정가에서는 정치 일선에서 사라졌던 김 후보가 이번 대선을 통해 재평가를 받게 됐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이 정도의 보수 표심 결집을 끌어낸 것도 김 후보가 가진 개인의 매력으로 일궈낸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에 김 후보가 향후 당권 도전, 지방선거 출마 등 다음 정치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후보가 한동훈 전 대표와 당권을 두고 '리턴 매치'를 벌이는 장면도 불가능하지 않다"며 "내년 지선에서 서울시장 등 광역단체장 출마도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나이 탓에 차기 대권은 어렵지 안하겠느냐"며 "이번 대선에서 얻은 정치적 자산을 보수 진영이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삼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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