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늦어지는 한-미 정상 통화…이재명 실용 외교 첫 시험대

통상협상 앞두고 깊어지는 고민
대통령 취임 당일·다음날 인사 관례…대통령실 "시차 문제 탓" 해명
트럼프 '청구서' 바로 내밀수도…관세정책·방위비 협상 부담감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실에서 열린 안전치안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실에서 열린 안전치안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실에서 열린 안전치안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실에서 열린 안전치안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이 당면한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한미 통상협상'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통상 우리 대통령이 취임하면 취임일 또는 그 이튿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로 인사를 나누면서 군사동맹에서 기술·미래동맹으로 진화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는 정치적 이벤트를 가졌지만, 이번에는 양국 정상의 전화 통화가 조금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력 산업과 관련한 미국의 관세정책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등 두 나라 정상이 신속하게 논의해야 할 민감한 주제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양국 정상의 통화가 늦어지는 것은 이 대통령으로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4일 브리핑을 통해 "(한미 정상 통화가 늦어지는 이유는) 시차 문제 때문"이라며 "계속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 취임 첫날 곧바로 통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정권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취임식과 안보 상황 점검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국내 일정이 동시다발적으로 겹치는 바람에 정상 간 통화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5일에도 한미 정상 통화와 관련해 "일정을 조율 중이고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계속 국무회의 등 현안들이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 주도로 미국 측과 양국 정상의 통화 일정을 상의하고 있다.

일각에선 양국 정상이 논의해야 할 복잡한 현안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우리 측이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시간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상 간 담판을 선호하고 압박에 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첫 통화부터 '청구서'를 내밀 가능성도 있는 만큼 대통령실도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동안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무역 협상 상대국들에 '최상의 제안'을 서둘러 보내라고 압박하면서 동맹국들에는 방위비 분담금을 늘릴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 간 글로벌 긴장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도 임기를 시작하는 현 정부에는 큰 부담이다.

정치권에선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첫 대화를 화기애애하게 잘 풀어나간 후, 오는 24일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우리 산업계 고민을 풀어줄 실질적인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미국과 중국의 이해가 워낙 첨예하기 때문에 두 나라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국익을 취할 수 있는 뾰족수는 없다"면서 "기본으로 돌아가 우리나라가 양국에 필요한 나라로 자리매김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그러려면 우리 기업이 기업가 정신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혁파하고 연구 역량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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