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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전 매일신문 논설위원, 대구 우수출판콘텐츠 선정 도서 『대중가요의 인문학』 출간

대중가요의 인문학
대중가요의 인문학

조향래 대중문화평론가
조향래 대중문화평론가

'희망가' '황성옛터'에서 '칠갑산' '회룡포'까지.... 조향래 전 매일신문 논설위원이 192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적인 상황과 대중적인 감성을 가장 잘 대변한 노래 100여 곡을 선정해 시대순으로 배열하고 해설한 『대중가요의 인문학』 을 출간했다. 도서출판 북랜드에서 펴낸 『대중가요의 인문학』은 2025년 대구지역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된 작품이다.

책은 노래의 제목마다 축약된 수식어를 붙여 가요의 내용과 의미를 미리 짐작할 수 있게 했으며, 노래가 나온 시대적 배경을 곡진하게 그리며 대중가요가 구구절절한 역사의 현장이자 애틋한 시절의 풍속화임을 입증한다.

옛노래는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트로트가 대세를 이루지만, 신민요(오동동 타령)와 포크송(사랑해·모닥불), 저항가요(아침이슬), 록 음악(미인), 대학가요제(나 어떡해), 음유시가(떠나가는 배) 등 다양한 장르를 언급한다. 한 시절을 풍미한 유행가의 안팎을 들여다보는 것이야말로 당대의 낭만적 메모이자 정서적 통찰임을 웅변한다.

나아가 '신라의 달밤' '비 내리는 고모령' '전선야곡' '굳세어라 금순아' '봄날은 간다' '안동역에서' '회룡포' 등 대구에서 탄생한 가요나 경북을 배경으로 삼은 노래를 각별히 소개하면서 향토 가요사에 대한 고찰도 겸하고 있다. 특히 6.25전쟁기 대구 오리엔트레코드사에서 제작한 가요 비화(祕話)는 낙동강 전선 최후의 보루로 많은 문인예술가들이 피란생활을 했던 한국 현대사의 생생한 증언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망국의 한과 민족의 설움, 광복의 기쁨과 분단의 아픔 그리고 1950년대 전쟁의 비애와 이별의 정서, 1960년대 경제개발 시대 도시민과 농어촌 사람들의 빛과 그림자, 청년문화가 출렁이던 1970년대 포크송의 순수성과 트로트의 통속성 그리고 저항가요와 록밴드의 출현, 조용필이 석권했던 1980년대의 발라드와 록의 대중화 및 트로트의 새로운 경향, '서태지와 아이들'에서 'BTS'(방탄소년단)에 이르는 1990,2000년대의 한류 열풍 속에 부활을 선포한 트로트...

'대중가요의 인문학'은 100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 대중가요사를 시대별 명곡(名曲) 위주로 통찰하며 서구음악만으로 채울 수 없었던 우리 한국인의 고유한 정서까지 들여다본다. 나아가 그것이 곧 오늘 한류의 원천임을 강조한다.

저자인 조향래 대중문화평론가는 "상처와 유린으로 얼룩진 우리 근현대사의 피폐한 현실을 견뎌내게 한 대중가요의 저력을 결코 폄훼할 수 없다"며 "일정한 칼럼 형식의 인문학적 소견이 우리 근현대사의 풍정(風情)을 들여다보는 망원경과 현미경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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