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상반된 흐름을 보이면서,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상반된 영향이 사실상 상쇄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대외여건 변화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장민 선임연구위원은 국제 유가 하락과 환율 상승이 물가에 미친 영향을 각각 추정한 결과, 양 요인이 소비자물가에 미친 순효과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브렌트유 기준으로 산정한 국제 유가는 올해 4월 말 기준 3개월 이동평균치가 전년 동기 대비 16.4% 하락하면서 소비자물가를 약 0.3%포인트(p)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 반면,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의 3개월 이동평균치는 7.8% 상승해 소비자물가를 0.3%p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상쇄 효과는 수입 물가 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보고서는 수입 물가가 원화 환산 시 환율과 밀접하게 연동되며, 이러한 가격 변동이 6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에 영향을 준 뒤, 다시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수입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유가이며, 최근 유가는 세계 교역 둔화 우려와 글로벌 경기 위축 전망 등에 따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1월 배럴당 78.19달러에서 4월 66.93달러로 낮아졌으며, 5월과 6월 유가도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한때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은 바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줄곧 1,4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5월 들어서야 1,300원대로 내려왔다.
장 연구위원은 환율과 유가의 방향성이 동시에 빠르게 변동할 경우, 소비자물가에도 예기치 않은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의 글로벌 경제 상황과 지정학적 위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단기적인 외부 충격에도 경제 심리와 자금 흐름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글로벌 요인들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히 관찰하며 정책적 대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 당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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