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40억 달러(약 5조5천억원)를 들여 자국 내 생산기반 확대에 나선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정책에 따른 대응으로, 미국 내 제조업 회귀 움직임에 불을 붙이고 있다.
GM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향후 2년간 미시간·테네시·캔자스 등 미국 내 주요 공장에 총 4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내연기관 차량뿐 아니라 전기차 생산 확대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GM은 이를 통해 미국 내 연간 생산량을 20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한 자동차 관세 조치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완성차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5월부터는 자동차 부품으로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한 바 있다.
GM은 이에 맞춰 기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던 일부 차량을 미국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쉐보레 블레이저는 전량 미국 생산으로 바뀌며, 이쿼녹스는 멕시코 생산을 유지하되 미국 내 생산이 병행된다.
GM의 메리 바라 CEO는 "미래 자동차 산업은 미국의 기술과 제조 기반에서 출발할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미국 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지속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는 GM의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는 등 일정 부분 '리쇼어링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에 따른 한국과 기타 수출국들의 수출 감소, 가격 상승, 공급망 혼란 등 후폭풍도 적지 않다.
GM의 미국 내 투자 확대가 한국GM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GM은 한국 공장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을 생산 중이며, 이 가운데 트랙스는 쉐보레 브랜드에서 판매량 3위에 올라 있다. GM이 자국 생산 비중을 키우는 만큼 한국 내 일부 생산 물량의 축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 전반의 흐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관세 정책 여파로 지난달 미국으로 해상 수입된 차량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72.3% 급감했다. 미국 통관조사기관 데카르트데이터마인은 "자동차 수출입업체들이 관세 상황을 주시하며 수출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산 완성차 수출 감소 폭이 두드러진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32%나 줄었다. 이는 트럼프 관세가 본격 적용된 4월의 수출 감소폭(19.6%)보다도 더 큰 폭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 내 자동차 가격 역시 서서히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은 직접적인 가격 인상 대신 인센티브 축소와 배송비 인상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포드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일부 모델의 가격을 최대 2천 달러 인상했으며, 스바루와 BMW도 가격 조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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