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상장 종목 5개 중 1개꼴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정책 수혜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총 444개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 거래 중인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2천559개) 가운데 약 17%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팩(SPAC)과 리츠(REITs)는 집계에서 제외됐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60개, 코스닥시장에서는 184개 종목이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체 종목 대비 비율은 코스피가 29%로, 코스닥(11%)보다 약세장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분야에서 강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공언한 '코스피 5000 시대'에 대한 의지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증권사 및 금융지주사의 주가가 줄줄이 고점을 경신했다.
9일 기준 롯데지주는 장중 3만2천300원을 기록해 1년 내 최고가를 새로 썼고, 같은 날 대신증권과 부국증권도 각각 2만6천600원, 4만6천5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에너지 정책 분야도 정책 기대감의 영향을 받았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4일 5만8천700원까지 오르며, LS마린솔루션은 12일 3만4천600원까지 상승해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는 이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공약한 기후에너지부 신설 및 태양광·풍력 보급 확대 기조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남북경협 관련주 역시 상승 흐름을 탔다. 국방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면서 남북 관계 개선 기대가 일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10일 제이에스티나는 3천775원, 13일 아난티는 1만760원을 기록하며 각각 52주 신고가에 도달했다.
지역화폐 및 간편결제 분야에서도 강세가 나타났다. 9일 코나아이는 8만6천원을, 13일 카카오페이는 6만4천600원을 기록하며 각각 1년 내 최고가를 새로 썼다.
증시 전체 흐름을 보면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7.3% 상승했다. 특히 대선 전날인 2일부터 12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소폭 조정을 받았다. 코스닥지수도 같은 기간 4.7% 올랐다.
13일 종가 기준으로 보면 전체 상장 종목 중 1천777개 종목이 5월 말 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락 종목은 754개, 보합 종목은 28개로 나타났다.
증시가 이달 들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자, 일부 증권가에서는 정책 수혜주의 순환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와 엔터테인먼트 업종 등이 다음 주도주로 거론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증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정책 관련 종목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큰 폭으로 상승해 차익 실현을 고려할 시점에 다다른 종목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재 시장에 작용 중인 정책 기대감이 쉽게 소멸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정책 방향이 단순히 내수 부양이나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국한되지 않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 반도체 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어 관련 종목들의 순환적인 주가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또 "일시적인 테마성 매수세보다는 정책의 연속성과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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