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in 캠퍼스]<2> 영남대, 국내 스포츠계 이끈 '종합 스포츠 명문'

전설을 잇는 운동장, 미래를 여는 링…영남대 체육부의 찬란한 땀
야구·축구의 전설, 레슬링·씨름의 정점
종목별 특화 육성 체계…80년 전통 유도부터 국제 레슬링 무대까지

2018년 제52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우승한 영남대 야구부. 영남대 제공
2018년 제52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우승한 영남대 야구부. 영남대 제공

영남대는 지역을 대표하는 체육 명문으로서의 위상을 지녔다. 야구와 축구, 씨름, 레슬링, 유도, 육상 등 다양한 종목에 걸쳐 눈부신 성과를 기록하며 대학 스포츠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프로스포츠와 국가대표를 동시에 배출하는 선수 육성 시스템은 영남대 체육부만의 자산이다. 명문 운동부의 전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5월 진행한 KUSF U-리그 예선전에서 영남대 야구부의 경기 모습. 영남대 제공
올해 5월 진행한 KUSF U-리그 예선전에서 영남대 야구부의 경기 모습. 영남대 제공

◆영남대 체육부…6개 종목에 100여 명 규모

영남대는 현재 6개 종목, 선수단 규모 100여 명의 체육부를 운영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구기(야구, 축구)와 투기(씨름, 레슬링, 유도), 기록(육상) 종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종목마다 전용 훈련 시설과 전문 지도자가 배치돼 있다.

훈련은 학업과 병행 가능한 맞춤형 시간표로 운영되며, 생활관과 식사 지원, 의무 트레이닝 시스템 등 체계적인 선수 복지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 또한, 은퇴 이후를 대비한 진로 설계 및 지도자 양성 과정도 활성화돼 있으며, 최근 교육계로 진출한 졸업생도 적지 않다.

특히 씨름부와 유도부는 각각 1954년과 1947년에 창단돼, 70년 이상 이어온 국내 최고(最古) 대학 운동부로 평가된다. 이를 기반으로 영남대는 단지 경기 성적을 넘어, 지역 스포츠 생태계와 국가대표급 인재 육성의 허브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 2022년 U리그2 6권역 우승을 차지한 영남대 축구부 모습. 영남대 제공
지난 2022년 U리그2 6권역 우승을 차지한 영남대 축구부 모습. 영남대 제공
영남대 축구부의 현재 선수들 모습을 담은 사진. 영남대 제공
영남대 축구부의 현재 선수들 모습을 담은 사진. 영남대 제공

◆야구·축구: 전설의 이름들, 지금도 현역

야구부는 1973년 창단 이후 한국 프로야구계를 이끌어온 주역들을 다수 배출했다. 김재박(전 LG 감독), 권영호, 강기웅, 전준호(현 NC 수석코치), 양준혁(전 삼성) 등은 단지 명문 출신을 넘어서 프로리그의 상징적 존재로 불렸다.

2000년대 이후에도 야구부의 명맥은 이어졌다. 김헌곤(2007학번, 삼성) 선수를 비롯해 김민수, 안주형(이상 삼성), 이상동(KT) 등은 현재 프로에서 선수로 활약 중이며, 이종욱, 김동호(이상 삼성 코치), 손승락(기아 수석코치), 박용근(NC 코치) 동문은 스태프로 활약하고 있다.

축구부는 1968년 창단된 이래 프로축구와 국가대표급 인재를 꾸준히 배출해왔다. 신태용 전 국가대표 감독(1988학번)은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 지휘봉을 잡으며 한국축구를 세계무대에 다시 올렸다.

그 외에도 우정하(2000학번, 전북현대 코치), 이순민(2014학번, 대전하나시티즌), 이명주(2010학번, 인천유나이티드) 등이 현역에서 활약 중이다. 최근에는 K리그와 프로구단이 고등학교 졸업생을 바로 선발하는 추세로 대학 축구의 비중이 줄었지만, 영남대 축구부는 여전히 전략적 육성 체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4년 제16회 구례여자천하장사 및 대학장사씨름대회 대학부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영남대 씨름부와 학부모들. 영남대 제공
지난 2024년 제16회 구례여자천하장사 및 대학장사씨름대회 대학부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영남대 씨름부와 학부모들. 영남대 제공
영남대 레슬링부가 제43회 회장기 전국레슬링대회에서 단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영남대 제공
영남대 레슬링부가 제43회 회장기 전국레슬링대회에서 단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영남대 제공

◆씨름·레슬링: 전통과 성과의 쌍두마차

씨름부는 1954년 창단 이래 전국대회 단체전 60회 이상, 개인전 200회 이상 우승을 기록하며 대학 씨름계의 압도적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홍현욱, 손상주, 임용재 등 전국장사대회에서 이름을 떨친 '씨름의 거장'들이 바로 이곳 출신이다.

2024년 대한씨름협회 시상식에서 영남대 씨름부는 '대학부 우수팀'으로 선정됐으며, 허용 감독은 '우수지도자상'을 수상했다. 2022년 성취상 수상 이후 2023·2024년 연속 수상으로 사실상 대학부 최정상에 오른 것이다. 허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 등 어려움 속에서도 단결력을 잃지 않았다"며 "올해도 최고 자리를 지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재학생의 성과도 눈에 띈다. 김상현(2019학번) 씨름부 졸업생은 중등임용고사에 합격했고, 같은 과정에서 입문한 최다혜 학생은 '매화장사'에 등극하며 씨름의 여성 저변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레슬링부는 1982년 창단 이후 명문 반열에 올랐고, 최근 3년간 전국 주요대회에서 단체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황금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월 제43회 회장기 전국레슬링대회, 4월 제3회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배에서 연달아 단체 종합우승을 거머쥐었다.

특히 92㎏급 이유준(특수체육교육과 2학년) 선수는 두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따냈으며, '대회 최우수선수상'도 수상했다. 그는 오는 7월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리는 'U20 아시아주니어 선수권'에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한다.

지도진의 공도 크다. 김익희 감독은 "선수들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집중한 결과"라며 "세계무대에서도 경쟁력 있는 팀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현직 지도자인 한현수 코치도 일반부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하며 이중 역할을 완수했다.

영남대 유도부가 2023 하계 전국 남·여 대학유도연맹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영남대 제공
영남대 유도부가 2023 하계 전국 남·여 대학유도연맹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영남대 제공
지난 2023년 제77회 전국대학대항육상경기대회 여자대학부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영남대 육상부의 모습. 영남대 제공
지난 2023년 제77회 전국대학대항육상경기대회 여자대학부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영남대 육상부의 모습. 영남대 제공

◆유도·육상: 전통의 무도, 트랙 위 땀방울

영남대 유도부는 1947년 창단돼 2027년이면 80주년을 맞는다. 지역을 대표하는 유도 명문으로, 국내외 대회에서 꾸준히 국가대표와 메달리스트를 배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 이경근(1981학번)과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곽대성(1991학번) 선수를 배출했다.

현재 청소년국가대표 감독인 김대봉(2000학번) 동문과 현재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인 김태윤(1993학번) 동문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에도 전국체전과 아시아대회 등에서 좋을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다수의 졸업생이 체육 지도자로 진출해 유도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동문 간 네트워크가 단단하며, 지도자와 학생 간 멘토링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1955년 창단한 육상부는 엄팔용(400m 한국신)과 손경주, 이의재, 김종철 등의 걸출한 국가대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육상 발전의 초석이 됐다.

이어 1970년대 김병윤(10종 경기 한국신), 1980년대 양은영(뉴델리아시안게임 투창 2위), 1990년대 이언학(1600m 히로시마아시안게임 1위) 등이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또한 남자대학부 1600mR에선 전국체전 11연패(1992~2002년)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육상부는 트랙과 필드 종목 모두를 아우르는 종합육상부로, 단거리뿐 아니라 장거리 종목까지 폭을 넓히고 있다. 체계적인 기초체력 훈련과 선수별 맞춤형 트레이닝이 강점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