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전공선발 합격생 75% '이과생'…문과생 입시 불리 계속돼

일부 대학 '모든 전공 선택' 유형 1 합격생 중 문과 '0명'인 곳도
인문계열 분리선발도 이과생 유리…"무전공선발 확대로 문이과 불균형 심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 14일 오전 인천 동구 동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 14일 오전 인천 동구 동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5학년도 대입에서 본격 시행된 무전공 선발 중 모든 전공을 자율선택할 수 있는 '유형 1' 정시모집 합격생의 75%가 이과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열을 분리 선발하는 경우에도 이과생이 우위를 점한 것으로 분석돼 무전공 선발 확대로 오히려 문·이과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종로학원이 수학 선택과목별 합격생 비율을 공개한 17개 대학교의 무전공 선발 정시 합격생(일반전형 기준)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수학영역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경우를 문과,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경우를 이과로 분류해 합격생들을 나눠본 결과, 유형 1 합격생의 75.3%가 이과생으로 나타났다.

무전공 선발은 작년 서울 상위권 대학들이 관련 학과를 신설하면서 전면 확대됐다. 유형1은 입학 후 보건의료·사범 등을 제외한 모든 전공 중에서 원하는 전공을 자율선택할 수 있고, 유형2는 단과대 내 전공 중에서 선택 가능하다.

유형1 선발 중 문·이과를 구분하지 않는 성균관대 자유전공계열 합격생은 전원 미적분·기하를 선택했다. 이외에도 한양대 한양인터칼리지학부는 98.4%, 건국대 KU자유전공학부는 98.4%, 경희대 자율전공학부는 80.7%, 단국대 퇴계혁신칼리지 75.3%가 이과생인 것으로 추산됐다.

자연계열로 분리 선발한 서강대 AI기반자유전공학부와 SCIENCE기반자유전공학부, 서울시립대 자유전공학부(자연), 홍익대 자율전공(자연예능), 아주대 자유전공학부(자연)는 100% 이과생이 뽑혔다.

심지어 인문계열로 분리 선발한 서강대 인문학기반자유전공학부와 서울시립대 자유전공학부(인문)도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학생이 100% 선발됐다.

자연·인문계열 분리 선발의 경우 자연은 과학탐구, 인문은 사회탐구에 가산점을 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과생 중 사회탐구 성적이 좋거나 수학에서 이를 상쇄할만한 우위를 차지한 경우 인문계열 분리 선발에도 지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유형2의 경우 인문계열 선발에서 수학 과목 비율을 발표한 8개 대 전체 정시 합격생 중 46.7%가 미적분·기하를 택했다.

연세대는 언더우드학부(인문사회) 87.5%, 융합인문사회과학부 86.5%, 상경계열 51.4% 등 다수 전공에서 이과생이 우위를 점하며 유형1 인문계열 선발 전체 정시 합격생 중 71.3%가 이과생으로 분류됐다.

유형2 자연계열 선발에선 연세대 생명과학부·융합과학공학부, 중앙대 창의ICT공과대학, 이화여대 인공지능데이터사이언스학부(자연), 건국대 공과대학 자유전공학부 합격생 전원이 미적분·기하를 선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입시 결과로 볼 때 유형1·2 모두 문과생에게 불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무전공 선발이 확대됐지만, 사실상 확대된 인원이 이과생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진학 후에도 이과계열 학과로 최종 선택하는 학생이 매우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형1에서 문·이과 학과별 인원 불균형 현상이 심화될 수 있고, 유형2 인문계열 선발에선 학과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수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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