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가 지난해 5억여원을 들여 시공한 침수우려 취약도로(하상도로) 자동차단시설 설치 공사가 부실시공 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설치된 관급자재 일부는 주문한 제품과 달랐고, 도급 공사도 여러 곳에서 설계 내역과 다르게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공사 전반이 부실하게 시공됐지만 시공업체는 준공검사를 통과해 공사 대금 전액을 받아 갔다.
26일 김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공사한 침수우려 취약도로 자동차단시설의 정상 설치 여부에 대해 전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근 언론 지적이 잇따르는 데 대한 대응이다.
이 과정에서 확인된 부실시공에 대해 보수가 이어지고 있다. 한 하상도로 시설 공사의 경우 설계 내역서에 강관(강철로 만든 전선관) 설치로 명시돼 있었지만 현장에는 플라스틱 전선관이 설치된 것을 확인하고, 공사 업체에 하자보수를 지시했다.
또 조달 신청한 일부 관급자재가 등록된 제품과 다른 제품이 설치된 것에 대해서도 관련 업체에 조달 등록 제품과 동일한 제품으로 재설치를 요구했고,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하상도로 곳곳에서 설계 내역과 다르게 시공된 사례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상도로에 설치된 한 자동차단시설의 경우 LED 전광판이 규격과 다른 제품이 설치돼 있었다. 설계상으로는 '640㎜X640㎜, 4단 4열' 규격의 전광판이 설치 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절반 크기의 전광판이 설치됐고, 그대로 준공 검사를 통과했다.
비상시 경보를 알리는 스피커도 설계와 다른 제품이다. 설계 내역에는 '컬럼 스피커'가 설치돼야 하지만 실제는 '혼 스피커'가 설치돼 있다. 외부에 드러나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만 이 정도다.
함체 내부에 설치돼 있어 외부에서 확인할 수 없는 '자동 차단기 데이터 로거'나 '침수감지장치의 데이터 로거' 등 수백만원 상당의 부품들도 설계 내역과 다른 제품이 설치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처럼 총체적인 부실시공이 드러나고 있지만 당시 공사를 감독한 공무원은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김천시 도로철도과는 지난해 이 공사를 발주하며 공사의 대부분이 통신과 관련된 점을 고려해 통신 부분에 대한 감독 공무원을 별도로 지정해 공사 감독을 맡겼다.
통신공사 감독을 맡았던 공무원 A씨는 "관급자재는 검수하지 않았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른 업무가 많아서…. 자세한 것은 발주한 부서에서 알고 있다. 내역서 등을 정확하게 보지 못했다"며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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