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왜소한 식물이 말해준 성장의 '비밀'… 초저온 속에 담긴 생명의 단서

영남대 김동영 교수팀, 식물 생장 조절 원리 규명… 세계적 학술지 게재
식물 생장 촉진 핵심 메커니즘… DELLA 단백질 분해 과정 구조로 해석
애기장대 기반 초저온전자현미경 분석… 고효율 작물 개발 기초 마련

초저온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한 DELLA 단백질 복합체의 밀도 분포도(왼쪽)와 모델 구조(가운데), 지베렐린에 의한 단계적 단백질 안정화와 DELLA 단백질 분해 모델(오른쪽). 영남대 제공
초저온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한 DELLA 단백질 복합체의 밀도 분포도(왼쪽)와 모델 구조(가운데), 지베렐린에 의한 단계적 단백질 안정화와 DELLA 단백질 분해 모델(오른쪽). 영남대 제공

영남대 연구팀이 식물 생장을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의 작용 원리를 구조적으로 규명했다.

영남대학교(총장 최외출)는 약학대학 김동영 교수 연구팀이 지베렐린(gibberellic acid)에 의해 유도되는 DELLA 단백질의 분해 작용 원리를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고, 그 연구 성과를 '몰레큘러 플랜트(Molecular Plant)'에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해당 학술지는 인용지수 24.1, 분야 상위 0.5%에 해당하는 식물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다.

DELLA 단백질은 식물 생장을 억제하는 단백질로, 지베렐린은 이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해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양자는 식물 생장을 결정짓는 핵심 조절자로 오랜 기간 생명과학계의 연구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베렐린이 DELLA 단백질의 활성을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구조와 작용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었다.

김동영 교수 연구팀은 초저온전자현미경(cryo-EM) 기법을 활용해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의 DELLA 단백질(RGA)과 지베렐린 신호전달 단백질 간의 복합체 구조를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지베렐린이 DELLA 단백질을 단계적으로 안정화시키는 과정이 곧 분해 신호로 작용한다는 점을 밝혀내며, 생장 조절 메커니즘에 대한 구조적 통찰을 제공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지베렐린이 유도하는 단계적인 단백질 안정화가 DELLA 단백질의 분해 신호로 작용함을 보여주었으며, 기존에 알려진 DELLA 단백질의 기능에 대한 구조적 통찰을 제공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영남대 대학원 약학과 이슬람 소야브(Soyaab Islam, 석·박사통합과정) 학생과 박건웅(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경상국립대 권은주 교수와 공동연구 형태로 진행됐다. 또한, 연구의 핵심 기술인 초저온전자현미경 분석은 민간 연구기업 바오밥에이바이오(Baobab AiBIO)의 기술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해당 연구는 지난 19일 온라인판으로 몰레큘러 플랜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기후 변화와 인구 증가에 대응한 고효율 작물 개발과 지속가능한 농업 기술 발전을 위한 기초과학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동1저자 박건웅
공동1저자 박건웅
공동1저자 이슬람 소야브
공동1저자 이슬람 소야브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