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구속 기로' 尹, 말 없이 법원 입장…장외전도 치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남세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15분부터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심문 결과는 이르면 이날 밤 늦게 나올 예정이다.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10분께 법원에 도착해 법정을 향했다. 취재진은 '석방 4개월 만에 다시 구속기로에 놓인 심경이 어떤지', '오늘 심문에서 직접 발언할 예정인지', '체포 집행 당시에 직접 (대통령 경호처에) 체포를 저지하라고 지시했는지' 등을 물었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내란특검 측에서는 박억수 특검보 등이 참석했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서는 김홍일, 채명성, 배보윤, 송진호, 최지우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과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불법 계엄 은폐 시도 및 체포방해 등 주요 혐의 소명 여부를 놓고 치열하게 맞붙을 전망이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에 크게 5가지 범죄사실을 적시하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또 혐의가 충분히 소명됐고 죄질도 불량하다며 재범의 위험성과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재구속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객관적 증거가 없고 법리적으로도 죄가 되지 않는데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했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날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주변에서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대 측 시민들 간 장외 신경전이 벌어졌다.

보수성향 신자유연대와 국민의힘 평당원협의회는 이날 법원 인근 정곡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정오쯤부터 모여든 윤 전 대통령 지지자 약 100명의 표정은 사뭇 비장했다. 손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이마에는 '이재명 구속'이 적힌 붉은 머리띠를 둘렀다.

무대 배경으로는 윤 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대통령님, 우리가 끝까지 지키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화면에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당시 영상이 나왔다.

길 건너편으로는 진보 유튜버 10여명이 자리 잡았다.

이들은 전 대통령의 육성이 흘러나오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소리쳤다.

보수 측 집회를 향해 확성기를 들고 "더운데 감옥이나 가라"고 외치며 조롱하기도 했다.

보수집회 참가자들은 현장의 경찰관들에게 "(유튜버들을) 내쫓으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윤 전 대통령의 영장심사가 오후 2시 15분에 예정된 만큼, 집회 열기는 시간이 갈수록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경찰은 당초 기동대 30여개 부대 약 2천명을 투입하려 했지만 계획을 수정해 45개 부대 2천700명가량으로 증원했다고 한다.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 첫 구속심사 때 벌어진 '서부지법 난동' 사태와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한 조처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구속 여부를 결정 지을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9일 서울중앙지법 입구에서 법원보안관리대가 직원들의 출입증을 확인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 15분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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