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중단됐던 핵협상을 재개하기로 독일·프랑스·영국 유럽 3개국(E3)과 합의한 가운데 양측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E3가 핵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유엔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하자, 이란은 E3가 그런 조처를 할 자격이 없다며 반발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유엔 안보리 회원국에 E3가 스냅백 조치를 발동할 법적·정치적·도덕적 자격이 없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같은 언급은 앞서 이란과 E3가 한달만에 핵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직후 나온 것이다. E3가 핵 협상을 앞두고 스냅백 수순을 압박하자, 이란도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아락치 장관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JCPOA를 탈퇴했을 때도 이란은 다른 참여국들에 의무를 준수하도록 설득했지만, E3는 약속을 저버리고 심지어 미국의 '최대 압박' 정책에 동조하기까지 했다"며 "이런 전력을 가진 자들이 '선의'를 주장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E3는 자신들도 지키지 않았던 결의를 남용해 유엔 안보리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없다"며 안보리 분열을 심화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란은 언제나 의미 있는 외교에는 화답할 준비가 돼 있지만 망상적인 더러운 일은 물리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과 E3는 이달 2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핵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란 국영 언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첫 번째 회담은 차관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올해 4월부터 양국 간 핵협상을 시작했으나 우라늄 농축 중단을 놓고 마찰이 빚다, 지난달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직접 타격했다.
이란은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로 이스라엘과 휴전한 뒤로 우라늄 농축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대한 협력을 잠정 중단했지만, 핵협상 재개에는 여지를 뒀다.
※용어설명
〈스냅백〉=2015년 이란이 서방과 체결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이란이 약속한 핵 프로그램을 동결·제한하지 않으면 유엔 제재를 복원하기로 한 단서 조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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