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 연립 여당 과반 확보 실패…이시바 총리 '퇴진 압박' 위기

자민당 39석·공명당 8석에 그쳐…50석 미달 안정적 정치 기반 흔들
한일 셔틀 외교 일정 차질 빚을 듯

이시바 시게루(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일본 총리 겸 집권 자민당 총재가 20일 일본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언론 인터뷰에 응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일본 총리 겸 집권 자민당 총재가 20일 일본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언론 인터뷰에 응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일본 연립 여당(자민당·공명당)이 20일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중의원(하원)에 이어 과반 의석수 유지에 실패했다. 집권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퇴진 압박 등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이시바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합의한 셔틀 외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선거 개표 집계에서 자민당은 39석, 공명당은 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두 정당이 합쳐서 획득한 의석은 47석이다. 여당이 과반 유지에 필요한 의석수는 50석이었다. 참의원 선거는 의원 248명의 절반인 124명을 3년마다 뽑는 형태로 치러진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2012년 옛 민주당 내각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이후 작년 총선 이전까지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과반 의석을 점유하며 안정적 정치 기반을 구축했으나, 이번 선거로 사실상 자민당 중심 독주는 끝나게 됐다.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는 일단 미일 관세 협상 등 과제를 언급하며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연이은 선거 패배로 거센 퇴진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관계는 더욱 험난한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자민당 내에서 차기 총리 자리를 노리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경제안전보장담당상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꼽히는 강성 우파 정치인이다.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상과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 장관도 한일 관계에서 이시바만큼 유연한 접근을 보인 적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일 협력을 강조해 온 이시바 총리가 정권을 유지하더라도 한동안 국내 정치에 주력해야 하고 국정 동력도 상당 부분 잃어 '셔틀 외교' 재개 시점이 늦어지는 등 외교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전문가들은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이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집권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가 물러날 경우 누가 새 총리가 될 것인지에 따라 양국 관계가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앞으로 한일 관계에서 한국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는 견해도 나왔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특임연구원은 "한국 정권은 강하고 일본 정권은 약한 상황"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주도적으로 한일 관계를 풀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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