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라이온즈의 대체 선발 양창섭, '대체' 꼬리표 뗄 수 있을까

삼성, 왼손 선발 이승현 이탈로 빨간불
박진만 감독, 대체 선발로 양창섭 낙점
올 시즌 구속, 구위 좋아지며 기회 받아

삼성 라이온즈의 양창섭.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양창섭. 삼성 제공

돌고 돌아 같은 선택지다. 프로야구 순위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가 대체 자원 양창섭으로 선발투수진 공백을 메운다. 양창섭(25)이 이번 기회를 잘 살리면 팀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더 밝은 미래가 열릴 수 있다.

삼성은 최근 왼손 선발투수 이승현(23)을 잃었다. 올스타전 휴식기 도중 왼쪽 팔꿈치 통증을 느꼈고, 병원에서 정밀 검진 결과 피로 골절 진단을 받았다. 회복과 재활에 약 3개월이 걸린다는 얘기가 나왔다. 갈길 바쁜 삼성에게 날벼락이 떨어진 셈이다.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빠르게 회복한다 해도 10월 중순에야 공을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다 불펜 투구와 실전 시험 등판까지 거치며 투구 수를 늘리는 한편 몸 상태를 끌어올리려면 11월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규 시즌에 나서기 어렵다는 얘기다.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현. 최근 왼팔 피로 골절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현. 최근 왼팔 피로 골절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삼성 제공

아쉬운 소식이다. 선발투수진만큼은 수준급이란 평가를 받았는데 공백이 생겼다. 최근 이승현의 투구 내용이 좋았기에 더욱 그렇다. 전반기 이승현은 4승 7패, 평균자책점 4.72를 기록했는데 6월 이후만 따져보면 3승 1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호투했다.

특히 지난 4일 LG 트윈스와의 대구 경기 때 투구는 백미. 8⅓이닝 1피안타(홈런) 1실점으로 '노히트 노런'(투수가 피안타나 실점 없이 경기를 끝내는 것)을 기록할 뻔했다. 아웃카운트 2개만 더 잡았으면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는데 홈런 1방에 도전이 끝났다.

장기 레이스인 정규 시즌엔 원활하게 운영되는 선발 로테이션이 필수. 그래야 불펜에 부하도 적게 걸린다. 야수들의 수비 부담도 준다. 하지만 이승현의 이탈로 삼성이 그린 밑그림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박진만 감독의 선택은 오른손 투수 양창섭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양창섭.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양창섭. 삼성 제공

양창섭은 삼성에게 '아픈 손가락'. 덕수고 시절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고,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일찌감치 지명받았다는 건 '특급' 유망주란 얘기. 삼성은 양창섭이 에이스로 성장하길 기대했다.

데뷔 첫해 양창섭은 가능성을 보였다. 19경기에 등판해 7승(6패, 평균자책점 5.05)을 거뒀다. 하지만 잦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그저 그런 투수란 말과 함께 기대도 줄었다. 2023시즌엔 15경기에 나서 3패(2홀드)만 안았고, 평균자책점은 9.10에 이르렀다.

양창섭은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돌아왔다. 반등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구위가 좋아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구속도 시속 140㎞중후반대로 빨라졌다. 지난달 11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 이달 5일 LG전에 선발로 나서 4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양창섭.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양창섭. 삼성 제공

박 감독은 "양창섭이 잘해낸다면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돌게 할 것"이라며 "이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 선발 한 자리를 맡은 게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데도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때 '차세대 에이스'로 불렸던 양창섭의 투구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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