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광역시에서 출발해 경주까지 22일 동안 400km가 넘는 길을 걸은 것은 불가능을 넘어 희망의 길을 만들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와 영호남 지역 간 화합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걷고 또 걸었습니다."
'왼발박사' 이범식(60)씨가 지난 7일 광주광역시 무등산을 출발해 APEC 정상회의 회의장인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에 28일 오후 도착해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경주시민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깊은 울림과 감동 그 자체였다.
그가 이번 광주~경주간 도보 종주 '대장정'을 통해 22일 동안 걸어온 거리는 400km가 넘는다. 걸음수로는 64만여 보(步) 정도 된다.

이번 여름 폭염과 장맛비로 건강한 사람도 걷기조차 힘든데 양팔이 없고 오른쪽 다리는 의족을 해 성한 곳은 왼발뿐인 '왼발박사' 이 씨가 왜 광주~경주 간 도보 종주의 '고행'을 하게 됐을까.
그는 "저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불가능을 넘어 우리를 위한 희망의 길을 만들고자 걸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APEC 정상회의의 주제가 '우리가 만들어 가는 지속가능한 내일'이고 중점과제 중 하나가 '연결'"이라면서 "저의 작은 발걸음이 영호남을 연결해 화합하고,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연결되면 반드시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번 400km를 걷는 도보종주를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20일 정도를 걷기 위해 평소 200일 정도 매일 걷기 운동을 하며 준비했다는 이 박사. 그는 "내 몸이 이 먼 거리를 걸을 수 있도록 버티어 준 것에 감사하다"면서 "저의 도전이 누군가에게는 도전하면 이룰 수 있다는 작은 울림이나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 됐으면 이보다 큰 보람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씨는 이번 중주 기간 동안 만난 사람들에게 경주 APEC 정상회의 홍보물을 나눠주고 개최 의미 등을 직접 설명을 해 주기도 했다.
물론 도보 종주 중간 어려움도 많았다. 아스팔트 열기로 체감온도가 40도에 가까운 폭염, 폭우로 자칫 고립될 뻔했을 때, 발가락에 물집에 생기고 의족과 환부를 감싸주는 부분의 부품이 고장이 났을 때 등등 힘들고 어려울 때도 많았다.
이 씨는 "무엇보다 광주~경주 간 도보종주를 완수해 내야 한다는 중압감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주위 사람들의 응원을 생각하며 뚜벅뚜벅 길을 계속 걸을 수 있었고, 완주라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도보 종주를 동행한 아내(김봉덕)와 서포터즈단 김선완 단장과 권유근, 류호천 단원 등이 큰 힘이 됐다. 특히 경주에 도착했을 때 시민들의 격려와 응원이 마지막 힘을 솟게 했다.
경주시는 이날 HICO 광장에서 주낙영 경주시장, 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도의원, APEC범시도민지원협의회, 경주시장애인단체협의회, 시민 동행 서포터즈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씨의 완주를 축하하는 환영 행사를 진행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오늘 경주의 여름만큼이나 뜨거운 의지와 열정으로 광주에서 경주까지 400km의 대장정을 완주해 준 이범식 박사와 그 일행에게 축하와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주 시장은 "경주가 지방도시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APEC 정상회의를 유치해서 성공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면서 "우리도 인간 승리의 표상인 이 박사의 의지와 열정을 이어받아 역대 가장 품격 있는 APEC 정상회의로 세계에 감동을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주시와 APEC준비지원단은 이 박사의 APEC 성공개최를 위한 도보종주를 기념하기 위해 '왼발 풋 프린팅' 퍼포먼스와 스틸아트 작품을 전달하며 완주를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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