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를 한 거야, 안 한 거야."
포항국제전시컨벤션 2단계 사업 확장 과정에서 발생한 동부초등학교 이전 갈등(매일신문 지난 23일 보도)과 관련해 협의 당사자인 포항시와 포항교육지원청(포항교육청) 간 업무 추진에 관한 진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포항시는 사업 추진 초기단계부터 포항교육청과 수차례의 실무협의 등을 거쳤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포항교육청은 정식 회의를 진행된 적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7월 포항시는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옛 미군부대 캠프리비 부지(2만6천608㎡)를 활용한 포항국제전시컨벤션 1단계 착공식을 진행하면서 바로 옆 동부초 부지를 활용한 2단계 확장 사업 구상을 밝혔다.
동부초를 이전하고 해당 토지에 숙박시설 등 추가 건물을 지어 거대 국제전시컨벤션 시설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포항시가 2단계 사업을 공식화한 데는 포항교육청과 꾸준히 실무협의를 거치면서 두 기관이 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8월 포항교육청과 동부초 이전 실무협의를 처음 시작한 이래 총동창회·학교장·교육장 면담 등 20여 차례에 달하는 관련 회의가 진행됐다.
특히, 지난해 5월 이전 후보지 조사 용역을 실시했고, 같은해 10월 교육행정협의회에 해당 안건을 상정했으며 지난달 동부초 총동창회 측이 포항교육청에 이전 관련 공청회 개최까지 요청했다는 게 포항시의 주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비록 공문이 오가거나 회의록을 작성하지는 않았지만, 동부초 이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는 구두 협의가 있었다"면서 "관련 기관회의도 열었는데 이제 와서 아무것도 협의한 내용이 없다며 거부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성토했다.
하지만 포항교육청은 '포항시가 일방적인 설명만을 던져 놓았을 뿐 구체적 협의도 없이 일을 진행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실무협의라고 하는 데 단순히 업무진이 바뀐 후 가진 상견례나 티타임 정도의 가벼운 만남을 모두 정식회의처럼 얘기하고 있다. 포항시가 동부초 이전 문제를 설명했고, 우리는 그저 듣기만 했을 뿐 아무런 의견을 교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동부초가 이전해야 할 정당성이 없다. 먼저 정당성부터 찾고 구체적인 협의안을 도출한 후 행정절차에 돌입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양 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동부초의 한 학부모는 "누구의 말이 옳든 지금까지 진행돼 왔던 행정절차가 아마추어적이고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겠나"며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혼돈을 겪지 않고, 예비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지 않게 구체적이고 공론화된 토론의 장이 이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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