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 잡혀간 게 다행"…백두산서 태극기 꺼냈다가 뺏긴 유튜버, 왜?

백두산 천지를 찾은 한국인 유튜버가 애국가를 부르며 태극기를 흔들다 현지 관리에게 제지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JTBC 사건반장
백두산 천지를 찾은 한국인 유튜버가 애국가를 부르며 태극기를 흔들다 현지 관리에게 제지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JTBC 사건반장

백두산 천지를 찾은 한국인 유튜버가 애국가를 부르며 태극기를 흔들다 현지 관리에게 제지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25일 유튜브 채널 '시수기릿'을 운영하는 유튜버 A씨는 최근 백두산 관광 중 겪은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A씨는 백두산 천지에 도착해 호수를 배경으로 태극기를 꺼내들고 애국가를 불렀다. 주변에는 같은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그러던 중 선글라스를 쓰고 무전기를 든 현지 관계자로 보이는 남성이 달려와 A씨 손에 들린 태극기를 낚아채듯 빼앗아 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A씨는 "뭐야"라며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이었다. 현장에 있던 일부 관광객들은 "중국 땅에서 그러면 안 된다"며 A씨를 만류했다. 누군가는 "안 잡혀간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말도 남겼다. A씨는 당황한 듯 "중국이 엄청 빡빡하다. 법이니까 어쩔 수 없나 보다. 공산당이라 어쩔 수 없나 보다. (관계자가) 많이 화났다"고 말했다.

A씨는 빼앗긴 태극기를 돌려받기 위해 스마트폰 번역기를 이용해 현지 관계자와 대화를 시도했다. 그는 "태극기만 돌려달라. 가방에 넣어서 가져가겠다"고 요청했지만, 끝내 돌려받지 못했다. 영상은 A씨가 태극기를 소지한 관계자를 따라가는 장면으로 끝났다.

A씨는 이후 상황도 전했다. 그는 약 6시간 뒤 현지 공안에 불려가 신분 확인과 휴대전화, 촬영 자료 등을 모두 점검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백두산이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태극기를 드는 모습이 민감하게 보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같은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한 뒤 귀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태극기를 빼앗은 게 아니라 아예 구겨버리네", "가족들이 알면 엄청 걱정하겠다", "제주에도 오성홍기 많지 않았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공안이 안 된다고 하면 하면 안 된다", "현지에서는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법을 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최근 제주 우도의 한 해변에서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설치됐다가 철거되는 일이 있었다. 해안도로를 따라 설치된 오성홍기는 지나가던 관광객들의 카메라에 담겨 '엑스(X·옛 트위터)'와 '스레드' 등 SNS에 퍼지며 논란이 됐다.

우도면사무소에 따르면 오성홍기가 꽂혀 있던 곳은 하고수동해수욕장 인근 해변으로, 맞은편 카페에서 일하는 중국 국적 직원이 직접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은 면사무소에 "우도에 중국인이 많이 오니까 포토존 차원에서 오성홍기를 세웠다"며 "이걸 보고 중국인이 더 많이 오면 우도에도 좋은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시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15일 현장을 찾아 조사한 뒤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변상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