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관세협상 불확실성, 이재명 정부의 세제개편안 실망,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증시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특히 8월 1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3.88% 급락해 신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3,000선 붕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6.03포인트(3.88%) 하락한 3,119.41에 마감했다. 신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코스닥 역시 4.03% 급락하며 충격을 더했다. 특히 7월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가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터라, 이날 하루 만에 외국인이 6천524억원, 기관이 1조720억 원을 쏟아낸 것은 수급 기반 붕괴로 직결됐다.
시장을 가장 크게 흔든 요인은 세제개편안과 관세 협상 결과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인상, 대주주 요건 강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 조건 상향 등을 포함시켰다. 당초 시장에서는 자본시장 활성화나 세 부담 완화 조치를 기대했지만, 실상은 투자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세제 개편안에 대해 큰 실망감을 표출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최고세율이 확대된 점, 대주주 기준이 강화된 점을 두고 시장에서는 일종의 '증세 신호'로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미국과의 관세 협상도 결정타가 됐다.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기존 25%의 고율 관세를 15%로 인하한다고 밝혔지만, 업계와 정부가 기대했던 12.5%에는 미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최악은 피했지만 기대 이하'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현대차, 기아 등 관련 종목은 장 초반 급등했다가 실망 매물로 장중 낙폭을 키우는 등 시장 반응이 단적으로 나타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선 긍정적일 수 있으나, 핵심 수출 산업에서 미국과의 협상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노출했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차라리 관세 이슈가 남아 있었을 때의 기대감이 더 컸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증시가 변동성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8월 코스피가 최저 2,95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특히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와 증권거래세 인상 등의 세제 개편 이슈는 개인 매도세 유발로 중소형주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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