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10대 남매와 40대 어머니 등 일가족 3명이 숨졌다.
10일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5분쯤 동구 신천동 한 아파트 11층에서 불이 나 19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발화 지점에 살던 남매 A(13) 군과 B(11)양이 안방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어머니인 C(47) 씨는 아파트 앞 화단에 추락한 채 발견돼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아버지 D씨는 당시 출근해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간밤에 난 불에 주민들은 부족한 안전 설비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발화 지점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화재경보기도 제때 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서다. 1998년 준공한 해당 아파트는 당시 기준에 맞춰 16층 이상 층에만 스프링클러를 의무 설치해 발화 지점인 11층의 소화 수단은 집 밖 복도에 비치된 소화기 뿐이었다.
발화 지점 위층에 살며 화재를 최초 신고한 장모(64) 씨는 "거실에서 자던 중 냄새가 나서 깨보니 온 집에 연기가 가득했다. 처음에는 우리 집에 불이 난 줄 알았을 정도"라며 "불이 난 지 꽤 지나 일어났는데도 화재경보기가 한참 지나 울린 탓에 대피 주민이 많지 않았다. 불이 더 커졌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양초와 성냥이 다수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발화지점은 거실 2곳과 안방, 주방 등 모두 4곳으로 양초와 성냥에서 난 불이 집기류로 옮겨붙으면서 불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양초와 성냥이 발견됐고 발화 지점이 여러 곳인 점을 미루어 방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남매의 직접적인 사인을 두고는 방화 외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화재 당시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아버지 D씨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다른 메모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아직 검시만 한 상태로 교살 등 정확한 사인은 부검 이후 알 수 있다"며 "방화 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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