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의 꽃'이라 불리는 크루즈선박이 '2025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을 위해 포항 영일만항에 정박한다.(매일신문 지난 6일 등 보도)
행사 기간 중 부족한 숙박시설을 보충하기 위한 '해양호텔'로 운영될 예정이다.
최소 1천명이 넘는 인원이 머물게 될 이번 크루즈선박은 평소에도 아시아 일대의 휴양관광을 책임지고 있는 말 그대로 '초호화 여객선'이다.

◆환영 행사부터 고급뷔페까지 부대시설 완벽
APEC 기간 포항을 찾는 크루즈선박은 '피아노랜드호'와 '이스턴비너스호' 등 2척이다.
이중 피아노랜드호는 ▷길이 약 260 m ▷폭 약 32 m ▷총t(톤)수 약 6만9천153t ▷850객실 규모의 대형 선박이다.
1995년 독일에서 건조됐으며, 최대 1천928명(승무원 약 794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처음 취항 때는 영국 'P&O 크루즈사'에서 '오리아나(Oriana)호'라는 이름으로 유럽·호주·태평양 노선을 운항했다.
취항 당시에는 세계 최대 크기의 여객선이었으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직접 명명식을 진행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후 2019년 중국 크루즈 회사가 인수해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했으며, 현재는 중국 상하이와 홍콩을 기반으로 일본·베트남·말레이시아 등의 노선을 운항 중이다.
총 13개층 중에서 6개층이 객실이며, 내부 수영장과 하늘을 올라다 볼 수 있는 파노라마 객창, 대형 식당과 연회장 등 모든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또 다른 크루즈선인 '이스턴비너스호'는 1998년 일본에서 건조된 250객실의 다소 작은 규모이다.
그러나 수용 인원 최대 720명(승무원 220명)에 ▷길이 183.4m ▷폭 25m ▷총t수 약 2만6천594t으로 넉넉한 공간감과 함께 300명 이상 동시수용 가능한 식당, 수영장·연회장 등 고급스런 시설을 자랑한다.
소유는 일본기업이지만, 운영은 한국 '두원상선'의 자회사인 '두원크루즈페리'에서 담당하고 있다.
한국 유일의 정통 정기운항 크루즈 서비스이며, 부산과 일본·대만·동남아 등지를 주로 운항한다.

◆APEC 경제인 행사 지원
이들 크루즈선은 APEC 회의 중에서도 경제인 행사 진행 시 포항 영일만항에 머물며 보조 숙박시설로 사용되게 된다.
때문에 APEC 경제인 행사의 운영주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크루즈선의 활용 계획을 도맡고 있다.
대한상의는 지난 5월과 7월 해당 크루즈선박 운영사와 직접 사용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APEC 경제인 행사는 '최고경영자(CEO) 서밋'과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회의가 주된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해당 행사가 진행되는 10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약 5일간 크루즈선박 해양호텔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크루즈선에는 모두 1천100명 정도가 숙박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각국 정상 등 VIP는 행사장과 가까운 경주에서 머물고, 이들과 동행하는 수행원이나 기타 2차 참가자들이 주로 크루즈선을 이용토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쉽게도 아무나 이용할 수 없으며, APEC 참가자들이 직접 정부 및 대한상의가 운영하는 예약사이트를 통해 신청해야 한다.
◆셔틀버스·보안검색 간소화 등 편의시설
이번처럼 크루즈선박을 행사 기간 중 보조 숙박시설로 활용하는 것을 '플로팅 호텔(Floating Hotel·부유식 호텔)'이라 한다.
지난 2022년 카타르 도하 월드컵과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2004 그리스 아테네 하계올림픽 등 항구도시를 끼고 있는 지역의 국제행사 중 종종 활용해 왔던 방식이다.
한국에서 이러한 플로팅 호텔을 사용하는 것은 이번 APEC 경주 회의가 최초이다.
플로팅 호텔이 분명히 장점은 있지만, 그만큼 단점도 뚜렷하기에 많이 사용되지 않은 탓이다.
먼저 이번 APEC 경주 회의의 경우 포항 영일만항에서 경주시내까지 차량으로 약 40분이 걸리는 거리 문제가 대두된다.
이를 위해 대한상의는 1일 40여대의 셔틀버스를 운행해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크루즈선 자체가 국외지역으로 분류되는 탓에 승하선 때마다 CIQ(세관·검역·보안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각 기관들은 CIQ 간소화 또는 통합일원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출입국 및 검역 등록은 최초 입국시 1회 절차 진행으로 갈음하고, 매번 불필요한 승하선 심사를 제외하는 방식이다.
세관의 경우 외국에서는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반입금지인 물품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하선 때마다 검색이 원칙이다.
다만, 최초 입항 시 선내 위험물품을 모두 거둬 봉인하는 것과 보안인증버스(셔틀버스)를 타고 경주 행사장과 숙박시설만 오갈 때에는 보안검색을 생략하는 방안도 조심스레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포항시에서도 영일만항을 벗어나 국내 관광을 희망하거나 자유로운 편의 물품 구매를 원하는 승객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할 계획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국내 유통사와 협의해 선박 내에 편의점을 설치하고, 희망자에 한해 포항지역 관광 팸투어를 시행하는 방법 등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李대통령, 지지율 하락에도 조국·윤미향·최강욱 사면 강행
李대통령, 조국·정경심·윤미향·최강욱 등 광복절 특별사면 [영상]
'조국·윤미향' 영향?…李대통령 지지율 56.5%로 최저치
대통령 '특정인 면죄부' 견제 없는 사면권…무소불위 권력 지적
조국 사면에 시민단체들 반발…"형기 30%만 복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