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쉬었음' 청년이 42만1천명으로 7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쉬었음 인구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일할 의사도 없는 이들을 추산한 것으로 이들을 위한 경제적 비용이 연평균 10조원이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조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지속되면서 청년 고용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고용 시장에서 청년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 자리 잃은 청년들
지난달 전국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7만1천명 늘어나며 7개월 연속 증가세 기록이 이어졌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5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취업자 수(15세 이상 기준)는 2천902만9천명으로 지난해 7월보다 17만1천명 늘었다.
올해 들어 고용자 수 증가 폭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통계를 세부적으로 보면 경제 구조가 흔들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업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26만3천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9만1천명), 금융 및 보험업(3만8천명) 등은 전년 대비 취업자 수가 늘었다. 이에 반해 건설업(9만2천명 감소)과 제조업(7만8천명 감소), 농림어업(12만7천명 감소) 등에서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건설과 제조는 각각 15개월, 13개월 연속 감소했다.
건설·제조업 기반 약화가 채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용 통계는 양호한 것으로 비춰지지만 실제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어 청년층의 구직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청년 고용률은 45.8%로 전년 대비 0.7%포인트(p) 하락해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연령대별 취업자는 60세 이상은 700만8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만8천명 증가한 반면 20대 취업자는 13만5천명 감소했다.

◆연간 11조 경제적 비용으로
구직을 단념한 청년이 늘면서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비용도 꾸준히 늘고 있다.
18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이미숙 창원대 교수에게 의뢰한 '쉬었음 청년 증가에 따른 경제적 비용 추정'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3년 '쉬었음' 청년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총 53조3천998억원으로 추정됐다.
연도별로 ▷2019년 8조8천969억원 ▷2020년 11조4천520억원 ▷2021년 10조3천597억원 ▷2022년 11조1천749억원 ▷2023년 11조5천163억원으로 늘었다.
한경협은 이번 조사에서 쉬었음 청년과 가장 유사한 특성을 지닌 취업 청년의 임금 수준을 그들이 잠재적으로 받을 수 있었던 소득으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비용을 산정했다.
이에 따라 쉬었음 청년의 월 임금 추정치는 취업 청년의 약 80% 수준으로, 2019년 155만100원(80.0%)에서 2023년 179만5천600원(82.7%)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4대 보험부담금을 더한 뒤 그해 쉬었음 청년 수와 12개월을 곱하는 방식으로 연간 비용을 계산했다.
한경협 측은 "쉬었음 청년의 예상 소득이 취업 청년의 평균 임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적지 않은 금액"이라며 "높은 소득을 받을 수 있는 청년들이 쉬었음 상태에 빠지면서 경제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쉬었음 청년의 절대적인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고학력 비중도 커지면서 경제적 비용 발생도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쉬었음 청년은 ▷2019년 43만2천명 ▷2020년 53만8천명 ▷2021년 50만2천명, 2022년 46만8천명 ▷2023년 48만1천명으로 증가세를 그렸다. 청년 총인구(만 15∼29세)는 꾸준히 감소했음에도 쉬었음 청년 비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청년 총인구는 2019년 966만4천명에서 2023년 879만4천명으로 줄어들었으나 같은 기간 쉬었음 청년 비중은 4.48%에서 5.47%로 상승했다. 총인구 대비 비율도 같은 기간 0.84%에서 0.93%로 올랐다.
대학교 이상의 고학력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5만9천명에서 2023년 18만4천명으로 증가했고 그 비중은 36.8%에서 38.3%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한 정책 방안으로 교육 수준별 맞춤형 정책, 조기 발견·정보 공유 시스템, 심리·회복지원 프로그램 등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경제활동 동기 부여를 지원하는 '무기력 극복 프로그램', 성취 경험 유도를 위한 단기 업무 기반의 '청년 회복형 근로장학제도', 생활·진로를 함께 설계하는 '청년 동행 매니저 제도'가 제시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지난달 쉬었음 청년이 7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청년들의 취업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다"며 "쉬었음 청년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정책과 함께 기업 활력 제고를 통한 신규 고용 여력 확대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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